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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때문에 참패한 트럼프…미국은 달라질까?

SBS Biz 정광윤
입력2026.11.06 10:05
수정2026.11.06 11:12

[앵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트럼프 때문에 트럼프가 진, 전형적인 부메랑이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뒤 끝내지도 못하고, 그 여파로 국민들은 더 팍팍한 삶을 살도록 했으니, 할 말이 없게 된 상황이 됐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리더가 위대해지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겁니다.

어든 선거는 끝났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참담하게 패했습니다.

이제 앞으로가 궁금해집니다.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집권당에 불리한 중간선거라지만, 이 정도로 민주당이 휩쓸 줄은 몰랐어요?

[기자]

네, 민주당이 의회 상하원 모두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하원은 기존 214석에서 30석 넘게 늘었고, 접전이 예상됐던 상원마저 공화당과 격차를 10석 가까이 벌렸습니다.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 지역들에서 이변이 속출했는데요.

'보수의 심장' 텍사스에서 민주당 상원의원과 주지사가 각각 38년, 36년 만에 탄생했습니다.

캔자스는 거의 100년 만에 첫 민주당 상원의원을 당선시켰고, 당초 경합지로 분류조차 안됐던 사우스 캐롤라이나도 넘어갔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 앞서 "내가 후보로 있는 것처럼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로이터는 "유권자들은 그렇게 했고, 공화당이 그 대가를 치렀다"고 짚었습니다.

실제로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 공화당이 41%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응답이 무려 43%였는데요.

국가정책 방향에 대한 불만과 대통령 견제 필요성을 지적한 답변도 각각 70%에 달했습니다.

또 유권자의 약 90%가 이번 투표에서 고려한 요인으로 '생활비 부담'을 꼽았고, 무려 54%는 '정부 부정부패'를 가장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예산낭비 논란을 대비시킨 민주당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어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자 본인 소셜미디어에 "나는 후보 명단에 없었고, 만약 있었다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 이라고 올렸습니다.

그에 앞서 "나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것을 성취했고, 모든 약속을 지켰다"며 패배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공약이 '물가 낮추고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란 전쟁이 선거 패배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대체로 맞다"고 뒤늦게 한 발 물러섰습니다.

다만 "다시 돌아가더라도 그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놔둘 수 없다"고 스스로를 옹호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예측해보죠.

민주당은 우선 '심판'을 예고했어요?

[기자]

네, 이번 승리로 차기 하원의장에 다가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패엔 대가가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민들은 우리가 보복하길 원하진 않지만 정책적 실패와 부패를 분명 연결짓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사리사욕을 챙겼다고 지적했는데요.

"잘못을 저지른 자들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내에선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경고하는 등 청문회 조사를 벼르는 분위기입니다.

또 상원에선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란 전쟁을 반드시 끝내겠다"며 관련 예산을 삭감할 뜻을 내비쳤는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상하원 모두에서 통과시킨 종전 요구 결의안을 묵살한만큼, 우회적으로라도 제동을 걸겠다는 겁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의회가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까요?

[기자]

민주당이 압승했다곤 하지만 거부권을 무력화하거나 탄핵을 가결시키긴 어렵습니다.

둘다 상원 3분의 2, 총 100명 중 67명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요.

선거 한 번으로 정당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된 상원 구조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입니다.

이번 선거로 민주당이 확보한 상원 의석은 50석대 중반입니다.

'필리버스터' 저지선인 60석에도 못 미치는데요.

법안만 통과시키려해도 공화당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겨냥해 "'미스터 거부권'이 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심기를 건드리면 모든 법안에 줄줄이 퇴짜를 놓겠다는 건데요.

탄핵을 추진할 경우 "민주당이 파멸할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란전쟁과 관세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선거에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대외정책은 행정부가 결정한다"며 "민주당이 이겨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대통령 편드는 게 아니라, 본인이 상원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권한이 제한적인 걸 잘 안다는 겁니다.

주요 외신들에서도 선거결과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정책에서 어디로 튈 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제프리스는 "이란 폭격을 재개할 위험이 높다"며 특히, 선거와 1월 초 사이 "효과적인 의회가 없는" 동안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는데요.

무역정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이란전쟁과 관세부과 모두 의회 동의 없이 이뤄졌다며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의회가 쥔 가장 큰 무기는 예산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가에선 민주당 과반의석과 트럼프 대통령 거부권으로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재정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감세나 국채발행이 한층 어려워지는만큼 채권시장엔 희소식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다만 임박한 내년도 부채한도 협상이 고비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UBS는 "재정 감축안이 완화되고 국방비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는데요.

내년 새 의회가 들어서며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기 전에 공화당이 정치적 벼랑 끝 전술을 벌이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결국 내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레임덕이 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특히 2년 뒤 대선을 염두에 둔 공화당 주자들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지할 이유가 많이 줄었습니다.

JD 밴스 부통령, 존 데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은 이란 전쟁이나 부패 문제에 대해 벌써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직접 무리해가며 발탁한 충성파 후보들이 대거 나가떨어지고, 현역 의원들까지 유탄을 맞은 탓에 지지기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은 의회가 부패혐의 조사에 착수해도 집행을 맡은 법무부가 움직일 가능성이 적지만, 임기말이 다가올수록 양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집권 당시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고위 관료와 참모들 내부고발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2기 행정부에선 '충성심'을 가장 중요한 인선 기준으로 내세웠는데요.

문제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겐 남은 연임 기회도 없고, 누군가에게 지지를 실어줄만한 대중적 인기마저 식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통스러운 가시밭길을 예고하는, '끝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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