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패배한 트럼프가 더 무섭다…"매드독 될 수 있다"
SBS Biz 송태희
입력2026.11.05 07:59
수정2026.11.05 11: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패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풀이가 유럽을 향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감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위험에 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여전한 권력을 과시할 유력한 대상으로 유럽을 꼽았습니다.
유럽권 매체 유로뉴스 역시 "트럼프의 패배는 유럽을 곤란하게 할 수 있다"며 "국내 의제가 의회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됐으니 대통령 재량권이 훨씬 큰 외교 정책으로 더욱 기울어져 주도권을 되찾고 유산을 공고히 하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 유럽연합(EU) 외교관은 이 매체에 "그는 '레임덕'(다리 저는 오리)보단 '매드독'(광견)이 될 수 있다"며 "지금 분위기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아무도 현재의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유럽은 상처받은 트럼프로부터의 역풍을 피하고자 현행 노선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며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최근 잠잠했던 미국과 유럽의 통상갈등이 재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큽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레임덕'이 '앵그리덕'(화난 오리)으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안정성도 예측 가능성도 없다"면서 그가 유럽산 의약품과 기계 제품 관세를 밀어붙여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MSC)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한 볼프강 이싱거 MSC 의장은 "더 우호적인 대서양 관계가 아니라 더 큰 불화와 트럼프의 더 많은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공공정책대학원 헤르티스쿨의 다니엘라 슈바르처 학장은 "참패한 트럼프가 국내 권력 상실을 대외정책으로 뒤집으려 할 수 있다"며 선거 패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의회 대미관계위원장인 이탈리아 중도좌파 브란도 베니페이 의원도 "앞으로 2년간 트럼프가 훨씬 더 변덕스러운 외교 정책을 펼쳐 유럽을 곤란하게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대한 그의 결정이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올해 들어 속도를 내는 유럽 주둔 미군 감축·재배치도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를 표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5월 독일 주둔 미군 5천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하고 미군 재배치를 검토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안보에 무임승차한다며 나토 탈퇴를 언급하면서 유럽에 안보 분담을 요구해왔습니다.
파비안 출레크 유럽정책센터(EPC)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는 유럽에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경제적 현실로 제약이 따르더라도 국내외에서 희생양을 찾으려 할 것"이라며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경유 거래를 바탕으로 한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블로그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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