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납품으로…포스코퓨처엠, 배터리 빙하기 버텼다
SBS Biz 조슬기
입력2026.11.03 10:54
수정2026.11.03 14:17
포스코퓨처엠 포항 영일만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장 조감도 (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 소재 사업이 3분기 큰 폭으로 반등했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침체를 겪는 동안 제철소 납품 사업으로 버텨 온 회사가 다시 배터리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겁니다. 다만, 이러한 반등에는 고객사 보상금이 반영돼 있어 본업 경쟁력 회복을 판단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평도 나옵니다.
포스코퓨처엠이 어제(2일)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82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3.2% 늘었습니다. 매출은 8,348억 원으로 4.6% 줄었습니다. 이익을 끌어올린 건 양극재와 음극재를 만드는 에너지소재 부문입니다. 이 부문 영업이익은 518억 원으로 2분기 25억 원에서 20배 넘게 늘었고, 3분기 전체 이익의 63%를 차지했습니다.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회복되면서 양극재 매출도 4,323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44% 넘게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번 반등에는 고객사가 약정 물량을 채우지 못해 지급한 보상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회사가 보상금 규모를 밝히지 않아 순수 제품 판매로 거둔 이익을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지만, 2분기 0.8%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이 3분기 11.3%까지 급등한 데는 이 일회성 수익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일회성 요인을 걷어낸 본업 자체의 가동률과 수익성이 얼마나 회복됐는지는 다음 분기 실적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직전인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터리 부진 속에서 회사 실적을 지탱한 건 제철소 납품 사업이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이 같은 날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회사채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444억 원 가운데 442억 원이 라임화성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한 에너지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15억 원에 그쳤고, 내화물 부문은 12억 원 적자였습니다.
라임화성은 제철소에 생석회를 공급하고 제철 공정의 부산물을 처리하는 사업입니다. 생석회는 쇳물에서 불순물을 걸러 내는 제강 필수 원료입니다. 화성 사업은 포스코 제철소의 화성공장을 위탁 운영하는 사업으로, 석탄으로 코크스를 만들 때 나오는 가스를 정제하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콜타르 같은 부산물을 가공해 판매합니다.
매출 구조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의 별도 기준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2023년 23.4%에서 2024년 29.0%, 2025년 41.5%를 거쳐 올해 상반기 50.9%까지 올랐습니다. 여기엔 자회사 거래도 포함돼 있는데, 철강 사업회사인 포스코 한 곳을 상대로 한 매출 비중만 봐도 같은 기간 20.5%에서 33.7%로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비중이 오른 건 배터리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별도 기준 매출은 2023년 4조 4,572억 원에서 지난해 2조 6,770억 원으로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반면 특수관계자 매출은 같은 기간 1조 451억 원에서 1조 1,115억 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회사도 신고서에서 지난해 매출 감소에 대해 내화물, 라임화성 부문의 안정적인 매출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둔화와 리튬 가격 하락으로 양극재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장 가동률에서도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상반기 생석회 공장 가동률은 포항 103%, 광양 113%로 사실상 풀가동이었습니다. 반면 에너지소재 부문 가동률은 기술과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신고서에서 특수관계자의 업황 또는 경영실적에 따라 당사의 매출액이 변동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향후 배터리 소재 실적을 점차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핵심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입니다. 회사는 지난 9월 SK온, 지난달 삼성SDI와 잇따라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어 약 7조 원 규모의 물량을 확보했고, 공급은 2027년부터 본격화됩니다. 이에 맞춰 포항공장의 하이니켈 양극재 라인 일부를 연산 1만 5,000톤 규모의 LFP 라인으로 바꿔 연말 양산을 시작하고, 수주에 따라 라인 전환을 늘려 LFP 생산능력을 10만 5,000톤까지 키운다는 목표입니다.
회사는 양극재 공장 가동률을 내년 50% 이상, 2028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LFP 양극재와, 중간 원료인 전구체 없이 양극재를 만드는 신공법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회사 스스로도 증권신고서에서"LFP 양극재는 중국 업체 대비 원가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힌 만큼, 3분기 반등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LFP 공급이 본궤도에 올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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