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경유 러시아-유럽 가스관 가동 재개 추진"
SBS Biz 김종윤
입력2026.11.02 16:10
수정2026.11.02 16:13
[쿠슈너, 윗코프 특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지나는 가스관을 신속히 재가동해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는 지난 9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차례로 방문했을 때 '에너지 휴전' 확보 협상의 일환으로 이 같은 구상을 제안했지만,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해온 유럽 국가들은 이런 구상에 반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유럽 여러 국가로 보내왔습니다.
이 가스관은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제한적으로 가동됐다가 러시아와의 사용 계약이 만료되면서 2025년 1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가스관 가동중단으로 러시아는 가스 판매 손실을 입었고, 우크라이나 역시 연간 약 8억달러(약 1조원)의 운송 수수료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재개한 가운데 미국으로선 11월 중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예정인 3자 평화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포괄적인 에너지 휴전을 끌어내야 할 필요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라고 WSJ은 진단했습니다.
미국 측 협상단은 러시아가 유럽 천연가스 시장에 복귀하는 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화 합의에 응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WSJ은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이 재가동될 경우 러시아가 미국 측 중개자를 통해 유럽 국가에 가스 판매를 재개하는 방식으로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스 판매 수익을 제3국의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해 러시아가 가스 판매대금을 전쟁 자금으로 쓰지 못하게 한다는 게 미국의 구상입니다.
현행 유럽연합(EU) 법률에 따르면 EU 국가들은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구매를 전면 중단해야 합니다.
한편 유럽은 적대 세력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게 전략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에 전쟁 종료 후에도 러시아산 가스 구매를 재개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WSJ은 설명했습니다.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가스 수입 금지가 영구적이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유럽 반발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완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승부를 걸고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현재 유럽 천연가스 가운데 러시아산 비중은 11% 수준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45%에서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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