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아 '선택과 집중' 인사…삼성·LG도 안정에 무게 둘까
SBS Biz 이정민
입력2026.11.01 10:15
수정2026.11.01 10:30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재계의 연말 인사에선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곳에만 변화를 주는 '선택과 집중'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반도체처럼 성과를 내는 사업은 현재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고, 변화가 필요한 사업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투입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30일 단행된 SK그룹 사장단 인사는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12명에 달하는 사장·부회장 승진 인사로 대규모 세대교체를 꾀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낸 SK하이닉스의 곽노정 최고경영자(CEO)와 지주사 SK㈜의 장용호 CEO를 유임했습니다.
반면 사업 재편이 상당 부분 진행된 SK이노베이션은 산업통상부 차관과 한국전력 사장을 지낸 전력·에너지 전문가 정승일 사장을 새 CEO로 발탁했습니다. 그동안 장용호 사장이 SK㈜와 SK이노베이션 CEO를 겸직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정 사장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부터 배터리, 액화천연가스(LNG), 전력까지 다양한 사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론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를 들여와 정제·가공해 판매하는 기존 사업에서 에너지를 전력으로 전환해 공급하는 에너지 사업 '전기화'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도 이달 예정된 사장단 인사에서 대대적인 변화보단 안정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06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이에 따라 전영현 DS부문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이끄는 '투톱'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전 부회장이 겸직하는 메모리사업부장과 노 사장이 함께 맡고 있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별도로 선임해 사업부별 책임 경영을 강화할지가 주목됩니다.
DX부문에서는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 발탁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삼성전자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수시 인사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올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을 연중 교체하는 등 필요할 경우 정기인사 시기와 관계없이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LG그룹도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를 상당수 교체한 만큼 올해는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LG는 이달 계열사별로 사장단 인사를 순차적으로 단행할 예정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사장단 회의에서 AI 미래 승부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속도와 실행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 CNS, LG유플러스 등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수요를 공략하는 '원 LG' 전략을 본격화한 만큼, 이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할 인재를 얼마나 전진 배치할지가 관건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미래 주도권 경쟁 속에서 안정과 쇄신의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됩니다.
현대차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첫 외국인 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에 대한 쇄신 가능성과 리더십 연속성을 고려한 유임 전망이 엇갈립니다.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만큼 로보틱스·자율주행 분야 인재를 중용할 것으로도 관측됩니다. 올해 초 영입한 박민우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미래 전략에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세대 교체와 기술 인재 발탁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인사를 통해 상무 초임 평균 연령이 처음 40대에 진입했고, 승진 대상자의 약 30%가 연구개발(R&D)과 주요 기술 분야에서 나왔습니다.
이미 인사를 마친 한화는 연공 서열보다 성과, 성장 잠재력을 기준으로 인재를 발탁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실행 성과를 입증한 인력을 전진 배치해 글로벌 사업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HD현대 역시 통상 11월이던 사장단 인사를 지난달 7일로 앞당겨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에게 그룹 조선사업을 총괄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싣는단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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