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 덕에 황금알된 재생에너지…우리는? [취재여담]
SBS Biz 우형준
입력2026.10.30 16:08
수정2026.10.31 07:00
챗GPT에 보고서 초안을 부탁하고, 클로드와 문장을 다듬습니다. 궁금한 건 제미나이에 물어봅니다. 글뿐 아니라 그림과 영상도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낯설었던 일이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화면 속 AI가 답을 만드는 동안, 화면 밖에서는 컴퓨터가 돌아갑니다. 그런 컴퓨터를 대규모로 모아놓은 곳이 데이터센터입니다. AI를 쓰는 사람과 쓰임새가 늘어날수록, 이를 처리할 시설과 전력도 더 필요해집니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확보에 나서고, 한국에서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투자 소식이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그 많은 시설을 돌릴 전기는 누가, 언제까지 준비할까요.'
수조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장비까지 들였는데 전기가 들어오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한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플러그를 꽂으면 전기를 쓰지만, 거대한 공장에는 발전소와 전력망이 함께 준비돼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전기 이야기는 곧잘 정치 이야기로 흐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서로 반대편에 놓였습니다.
그 사이 기업들은 필요한 전기를 제때,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확보하는 문제와 씨름해왔습니다. 탄소 배출도 줄여야 합니다.
이달 방송기자연합회·에너지전환포럼과 함께 미국 현지 기업들의 전력 확보 경쟁과 새로운 에너지 산업 현황을 둘러봤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한국이 궁금해졌습니다. 해외 전력 시장에 설비를 공급하는 한국 기업들은 있는데, 국내에서 전기를 쓰는 기업들의 여건은 어떨까요. 국내 기업들에게도 물었습니다.
미국 빅테크들은 전기를 기다리지만은 않았습니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기는 얼마나 될까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약 485테라와트시(TWh)였던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량이 2030년에는 약 950T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5년 만에 거의 두 배입니다.
"청정전력을 확보하는 속도가 곧 시장에 진입하는 속도입니다."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웨스트에서 만난 글로벌반도체산업협회(SEMI)의 아짓 마노차 회장 겸 최고경영자와 사이피 우스마니 글로벌 산업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총괄 부사장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입니다.
공장을 빨리 지어도 전기가 늦게 들어오면 제품을 내놓는 시점도 늦어집니다. 원전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새로 지으려면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업들은 그동안 필요한 전기를 확보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저장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앞선 원전은 10년, 태양광은 2년…AI 시대 '전력 속도전' [재생에너지, 산업이 되다] 보도에서 소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브룩필드의 협력이 대표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2월 공개한 재생에너지 계약 규모는 40기가와트(GW)입니다. 2020년 이후 26개국에서 맺은 계약이 400건을 넘습니다. 한국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목표인 100GW와 비교하면, 설비 규모상 40%에 해당합니다. 다만 전 세계 계약을 합친 수치이며, 발표 당시 실제 가동에 들어간 규모는 19GW였습니다.
핵심은 숫자보다 계약의 역할입니다.
기업이 장기간 전기를 사겠다고 약속하면, 발전사업자는 그 계약을 바탕으로 투자금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수입이 어느 정도 보이니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기업은 미래에 쓸 전기를 확보합니다. 장기 전력구매계약, PPA의 구조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멜라니 나카가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이를 설명하며 "장기 구매자로서 우리가 해당 시스템과 지역, 전력망의 새로운 발전 용량 확대에 투자하겠다는 장기적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기가 필요하니 공급해달라고 기다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입니다.
미국이 전기를 찾자, 한국 제품이 팔렸습니다
전기를 살 고객이 생기면 발전소가 사업이 됩니다. 설비와 부품, 건설과 유지관리 시장도 커집니다. 재생에너지의 약점을 보완하는 기술에도 고객이 붙습니다.
태양광은 밤에 발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남는 전기를 담아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에너지저장장치, ESS가 중요해집니다. 이미 쓰이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해가 진 뒤 몇 시간을 넘어, 흐린 날이 며칠씩 이어질 때까지 대비하려면 어떨까요. 더 오랫동안 전기를 공급하면서도 비용을 낮추는 것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됩니다.
후속 보도인 구글·MS·메타, 재생에너지 베팅…AI가 키운 새 시장 [재생에너지, 산업이 되다]에서 소개한 실리콘밸리의 눈 에너지는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정해진 출력으로 100시간, 나흘 이상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초장주기 저장 기술입니다.
앤드루 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재생에너지와 저장 기술을 결합해 전기를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래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생에너지와 함께 썼을 때의 전기 공급 비용까지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메타도 고객으로 참여했습니다. 아직 대규모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전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의 시장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확보하려는 전력은 재생에너지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구글은 지열발전 기업과 손잡고, 아마존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동을 멈춘 원전의 재가동을 뒷받침하는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맺었습니다. 필요한 시기에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에너지원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기를 만들고, 저장하고, 보내는 미국의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에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ChatGPT AI로 제작]
한화솔루션의 올해 3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은 2조1,632억 원이었습니다. 미국 시장에 판매한 태양광 모듈은 발전설비 용량 기준 1.6GW로, 전분기보다 0.7GW 늘었습니다. 회사는 미국 카터스빌 공장에서 생산하는 미국산 부품 요건 충족 모듈의 내년 공급 물량이 이미 모두 계약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태양광 수입규제 강화와 현지 생산 제품에 대한 우대 정책도 판매 확대를 뒷받침했습니다.
전기를 보내고 저장하는 분야에도 주문이 이어집니다. 대한전선은 북미·유럽의 초고압 케이블 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수주잔고가 4조3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삼성SDI는 올해 미국에서 확보한 누적 ESS 수주량이 60기가와트시(GWh)를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태양광 발전소에 들어가는 모듈, 생산한 전기를 보내는 케이블, 남는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 해외에서 전력 공급을 늘릴수록 한국 기업이 팔 수 있는 제품도 많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해외에 이런 설비를 공급할 기업들이 있는데, 정작 국내에서 전기를 쓰는 기업들은 왜 재생에너지를 구하기 어렵다고 할까요.
설비를 잘 만드는 것과 국내에 설치해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것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RE100 달성한 아모레퍼시픽에 물었더니
[출처=2025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속가능성 보고서]
먼저 올해 6월 RE100 달성을 인정받은 아모레퍼시픽에 물었습니다. 지난해 국내외 사업장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했고, 올해 RE100 운영기관인 더 클라이밋 그룹의 검증을 받았습니다.
방법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사업장 지붕 등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발전사업자와 전력구매계약을 맺었습니다. 인증서 구매와 녹색요금제도 활용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센터 관계자가 설명한 조달 구성은 자가발전 약 10%, 전력구매계약(PPA) 11.5%, 인증서 구매 8.7%, 녹색요금제 69.8%였습니다. 여러 수단을 합쳐 연간 사용 전력에 상응하는 재생에너지를 확보한 것입니다. 모든 사업장을 매 순간 자체 태양광으로 돌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귀가 솔깃했던 대목은 가격이었습니다.
처음 전력구매계약을 맺을 때는 일반 전기요금보다 비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반 전기요금이 오르는 동안 기존 계약 가격은 고정돼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슬슬 이게 역전이 되어 가는 타이밍이 오고 있다"며 장기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환경을 위한 투자가 전기요금 변동에 대비하는 수단으로도 의미를 갖게 된 셈입니다. 다만 최근 제안받은 계약 가격은 여전히 일반 전기요금보다 높다고 했습니다. 언제, 어떤 조건으로 계약하느냐가 중요했습니다.
회사는 앞으로 직접 PPA 등 실제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에 기여하는 방식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력 수요가 커지면 고민도 깊어집니다.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코퍼레이션 회장, 박준우 브룩필드코리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수연 네이버 CEO.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도 브룩필드·엔비디아와 손잡고 AI 인프라 확보에 나섰습니다. 지난 27일에는 브룩필드와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GPU와 데이터센터 등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으로, 앞서 살펴본 마이크로소프트의 재생에너지 구매계약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전력 확보에서도 협력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 현지 상황이나 특히 에너지 투자를 잘 알고 있는 브룩필드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에서 데이터센터를 빌려 쓸 때 현지 전력 사정에 밝은 협력사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보가 숙제였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만큼 당장 쓸 전기를 공급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그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채우기는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전력구매계약을 맺고 관련 기업에 지분 투자도 하고 있지만,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반도체 기업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는 해외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각각 2020년과 2022년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사업장까지 포함한 2025년 전환율은 각각 26.2%, 31%였습니다. 해외에서 달성한 전환을 국내로 확대하는 일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기업마다 전력 사용 규모와 조달 조건은 다릅니다. 아모레퍼시픽도 상대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적어 조달이 수월했던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공통점은 있었습니다. 화장품 회사부터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까지 재생에너지를 사려는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구매 수요가 새로운 발전소 투자로 이어지고, 생산한 전기가 기업에 공급될 수 있도록 길을 넓히는 일입니다.
땅이 좁다면, 있는 공간부터 다르게 쓰면 됩니다
[무주 무풍사과단지 태양광 (사진=무주군 제공)]
한국은 미국처럼 넓은 땅이 없다는 반론이 나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땅이 좁다는 조건과 재생에너지를 늘릴 방법이 없다는 결론은 다릅니다.
글로벌반도체산업협회(SEMI)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대만, 일본의 입지 제약을 물었습니다. 세 나라가 비슷한 어려움을 안고 있지만 기회도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한국·대만·일본 모두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 기회가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사업장의 지붕을 활용했습니다. 농지에서는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위쪽 공간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새로운 땅을 찾는 것과 함께, 이미 쓰고 있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제도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올해 12월 17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농업생산기반을 보존하면서 농업인과 농촌 주민의 소득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보급도 확대하자는 취지입니다.
멜라니 나카가와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도 "영농형 태양광은 유망한 선택지"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작물과 기후, 토지 조건에 따라 달라지고 지역사회의 참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농사가 제대로 유지되는지, 발전 수익이 주민에게 돌아가는지가 함께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발전설비도 늘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약 41GW로, 석탄발전을 처음 넘어섰습니다. 물론 설비용량이 크다고 실제 생산하는 전기까지 더 많다는 뜻은 아닙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이 커지고 있다는 변화는 분명합니다.
정부의 목표는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GW입니다. 이제 관건은 늘어나는 설비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기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부지가 있어도 전력망에 연결하지 못하면 전기를 팔기 어렵습니다. 브룩필드의 게일 밀러 선임 자문역은 발전소 부지를 정할 때 송전선이 가까이 있는지뿐 아니라, 새로 생산한 전기를 받아줄 전력망의 여유가 있는지도 살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기업은 해외에 태양광 모듈과 케이블, 배터리를 팔고 있습니다. 그 제품들이 국내에서도 설치되고, 필요한 곳에 전기를 공급하려면 발전 부지와 인허가, 전력망, 전기를 살 기업의 계약까지 연결돼야 합니다. 땅의 크기를 바꿀 수는 없어도, 이런 조건들은 우리가 바꿀 수 있습니다.
한전만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투자금은 누가 마련해야 할까요.
한전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약 4조9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과거 대규모 손실의 부담은 남아 있습니다. 상반기 말 부채는 210조7천억 원입니다. 전력망 투자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이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만 기다리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이 꼭 발전소를 소유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기 구매계약으로 투자를 뒷받침할 수도 있습니다. 발전사업자는 설비를 짓고, 금융회사는 자금을 공급하며, 정부와 한전은 전력망과 거래 제도를 뒷받침하는 구조입니다.
한국에서도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전력거래소는 직접 PPA의 계약·정산 부담을 줄이고, 기업과 공급사업자를 연결하거나 남고 부족한 전력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시장을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신한은행은 에너지 사업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투자하는 3천억 원 규모의 생산적금융펀드에 2천억 원을 출자했습니다. 주민이 발전사업에 참여할 투자금을 마련하도록 돕는 1,700억 원 규모의 주민수익공유펀드에도 500억 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전기를 살 기업과 발전사업자, 금융, 지역 주민을 연결하려는 움직임입니다. 한국에 아무것도 없다는 진단보다, 시작된 움직임을 실제 발전소와 전력 공급으로 이어가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전기요금으로 내는 건 아니겠죠?
소비자에게는 다른 질문이 남습니다. 기업의 공장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마련하다가, 우리 집 전기요금까지 오르는 것은 아닐까요.
한국리서치가 올해 7월 전국 성인 1천 명을 조사했을 때, 자신의 지역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은 71%였습니다. 반면 미국 갤럽의 올해 3월 성인 1천 명 조사에서는 71%가 자기 지역의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습니다. 조사 시점과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같은 숫자가 정반대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높은 찬성률도 조건 없는 지지는 아니었습니다. 전력과 물 사용, 요금 등에 관한 부정적 정보를 제공받은 집단에서는 찬성률이 72%에서 56%로 낮아졌습니다.
[사진=방송기자연합회 제공]
시애틀에서 만난 NW에너지연합의 타마라 케네디 대표도 데이터센터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제대로 추진하면 전력망과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멜라니 나카가와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역시 미국에서 추진하는 '지역사회 우선 AI 원칙'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력망을 새로 확충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기업, 이 경우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부담해야 합니다. 그 비용이 기존 고객이나 소비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약속이 실제 계약과 비용 분담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입니다. 한국에서도 새 전력망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기업이 철수하면 남은 비용은 어떻게 처리할지, 주민에게는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 설명해야 합니다. 투자액이 크다는 말만으로는 답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전력 수요가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모습을 봤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그 시장에 제품을 팔고 있었고, 국내에서는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구할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논쟁도 이 현실을 함께 봐야 합니다. 어느 정부가 밀었는지를 넘어, 우리 기업이 필요한 전기를 확보하고 커지는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잡을지 물어야 합니다.
새 공장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는 언제 어디서 확보하는지, 기업은 얼마를 부담하는지, 지역에는 무엇이 돌아가는지.
우리가 준비됐는지는 투자 발표의 규모보다, 이 질문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사진 제공 : 방송기자연합회 공동 취재단
취재 지원 : 방송기자연합회·에너지전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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