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AI 사모대출 부실 경고…"이자도 빚으로 갚는 기업 늘어"
SBS Biz 임선우
입력2026.10.29 04:31
수정2026.10.29 05:41
인공지능(AI) 관련 대출이 사모신용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지만 2027~2029년 대규모 만기가 집중되면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AI 관련 대출을 포함한 사모신용시장에서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상당한 규모의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업들이 기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차환에 나설 경우 높은 금리로 인해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자 지급 방식입니다. 무디스가 추적하는 607개 기업 가운데 약 17%는 이자의 일부를 현금 대신 추가 부채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현물지급이자(PIK·Payment-in-Kind) 방식입니다.
PIK 방식에서는 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원금에 더해 빚을 늘릴 스 있어, 당장의 현금 유출은 줄일 수 있지만 원금이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부채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특히 2028년이 위험 시기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건설과 장비 구매에 막대한 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수익은 나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센터 가동이 지연되거나 고객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현금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AI 산업의 순환금융 구조도 위험 요인입니다. 반도체 기업이 데이터센터 업체에 투자하고 데이터센터 업체는 다시 해당 기업의 반도체를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거래가 반복되면 반도체 기업의 매출과 데이터센터 기업의 투자 규모가 동시에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업체가 부실해지면 금융회사는 대출 손실을, 반도체 기업은 매출 감소와 투자 손실을 동시에 겪을 수 있습니다. 한 기업의 부실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사모신용펀드의 자산 평가 방식도 우려 요인입니다. 사모신용은 시장에서 매일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펀드가 자체 평가모형으로 대출 가치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입기업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더라도 자산 가치가 즉시 조정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실제 손실 위험을 늦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환매가 제한된 사모신용펀드에서는 실제 자산을 매각하기 전까지 평가액과 회수 가능한 금액의 차이가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디스의 경고는 AI 산업의 투자 규모가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보다 기업들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기에 부족하면 투자 확대가 오히려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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