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유 실은 유조선 3척 미국행…제재 대상 선박도 포함
SBS Biz 김종윤
입력2026.10.27 15:27
수정2026.10.27 16:09
미·러 정상 합의 이른바 '경유딜'로 러시아 경유를 실은 유조선 3척이 미국을 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국에 도착할 총 14만톤 규모의 러시아 경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일 합의한 경유딜에 따라 미 당국이 처음으로 승인한 물량입니다.
미국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석유 제품 수입을 금지했으나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맞물려 미국 내 경유 가격이 1년만에 갤런당 3.66달러에서 6.34달러까지 폭등하자 입장을 바꿨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를 잡으려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합법적 매각을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제도 완화하고 있습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으로 향하는 4만톤 규모 유조선 아기오이 파넨데스호가 다음 달 7일 뉴욕에 도착하는데, 이 유조선은 2023년 7월 이후 미국에 처음 도착하는 러시아발 유조선이며, 러시아 유조선 탈리스만호는 9일 미국 동부 연안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세번째 유조선은 홍콩 선사가 소유한 시에라리온 선적의 레루오호로, 영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당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고 FT는 지적했습니다.
지난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발해 다음 달 11일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에 도착할 예정인데, 레루오호는 위치추적장치를 끄거나 선박 간 화물 환적을 하는 등 '고위험 관행'을 일삼고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를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유럽 당국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제재 대상 선박까지 동원된 러시아산 경유 반입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법적·안보적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FT는 짚었습니다.
미국 민주당 고위급 의원들과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은행, 항만 당국 등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산 경유 수입에 관여하는 기업은 의회 조사와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합의가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에 자금을 지원해 심각한 국가 안보 우려를 낳는다고 비판했는데, 미국 통상 전문 변호사 제러미 패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위한 임시 면허를 발급할 법적 권한은 있으나 동맹국들의 금융 시스템이 미국의 해운·항만 부문과 밀접하게 얽힌 탓에 제재 선박의 입항은 매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유딜 이후 발트해 연안 러시아 주요 항구의 유조선 기항 횟수는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을 재개할 경우 러시아가 합의된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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