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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안전자산'도 원금손실 위험…ETF 위험등급 천차만별

SBS Biz 신다미
입력2026.10.27 11:18
수정2026.10.27 12:00

[퇴직연금 상품 매매화면 개선안. (사진=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규모가 1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퇴직연금에서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ETF도 원금손실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58조3천억원으로, 지난 2023년 말(382조4천억원)보다 46%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된 금액은 198조원으로, 2023년 말(49조1천억원)보다 4배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ETF 투자액은 같은 기간 9조원에서 99조8천억원으로 11배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전체 실적배당형 상품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18.3%에서 50.4%로 확대됐습니다.

문제는 퇴직연금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부 ETF도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적립금의 최대 70%까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정기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이나 투자위험을 낮춘 상품으로 채워야 합니다.



하지만 주식 편입 비중이 50% 미만인 ETF 등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더라도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식 49%, 채권 51%로 구성된 ETF도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투자한도 100%'로 표시될 수 있습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일부 퇴직연금사업자는 모바일이나 인터넷 매매화면에서 상품의 위험등급을 안내하지 않고 '투자한도 100%'라는 정보만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투자한도 100%는 퇴직연금 적립금 전액을 해당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원금이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던 ETF의 위험등급이 크게 높아진 사례도 있습니다.

한 '국고채 30년 액티브 ETF' 상품의 경우 지난 2022년 8월 위험등급이 5등급인 '낮은 위험'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3등급인 '다소 높은 위험'으로 두 단계 높아졌습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조건은 그대로지만, 실제 투자 위험은 더 높게 평가된 것입니다.

ETF는 설정 후 3년이 지나면 실제 수익률 변동성을 반영해 위험등급을 재분류하기 때문에 처음 투자할 당시보다 위험등급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앞서 감사원도 지난 8월 금융투자자 보호실태 감사에서 '투자위험을 낮춘 상품'을 안전자산처럼 안내하는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내년 1월부터 퇴직연금 ETF 매매화면에 투자한도와 위험등급을 함께 표시하도록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매매 가능한 상품을 검색하는 화면과 퇴직연금사업자가 제공하는 상품제안서에도 위험등급을 표시합니다.

가입자가 이미 보유한 상품의 위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적립금운용현황보고서에도 위험등급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다만 일부 퇴직연금사업자는 내부 전산개발 일정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개선안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금감원은 "투자한도 100%는 상품의 안정성이나 원리금 보장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투자한도뿐만 아니라 상품의 위험등급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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