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이민·민족주의 오르반을 유엔 사무총장에?
SBS Biz 송태희
입력2026.10.27 08:00
수정2026.10.27 08:03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반이민·민족주의 정책을 추진해왔던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를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세계 지도자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2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오르반 전 총리의 유엔 총장 후보설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후보였다"며 "(유엔 총장 후보설은) 오르반의 EU 집행위원장 루머만큼이나 웃기게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친러시아 성향인 오르반 전 총리는 그동안 EU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거나 대러시아 제재를 가할 때마다 거부권을 행사해왔습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오르반이 유엔 총장이 된다면, 그가 수년간 주요 EU 결정을 무산시키면서 갈고닦은 거부권 행사와 협박 기술을 아주 유용하게 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적었습니다.
시비하 장관은 "우리는 적절한 순간에 그에게 커피 한잔하자며 불러내던 우리의 훌륭한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EU 정상회의 등에서 오르반 전 총리가 우크라이나 지원안 등 핵심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려 할 때, 다른 유럽 지도자들이 그를 따로 불러내 자리를 비우게 하거나 설득했던 일화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2006년 유엔 총장 후보였던 인도 야당 지도자 샤시 타루르 역시 엑스에 "(오르반 전 총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들로부터 실제 최소 9표를 얻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는 그리 높게 보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미국 안에서도 반발이 나왔습니다.
돈 베이컨(공화당·네브라스카주) 하원의원은 "끔찍한 선택"이라고 비판하며 "나도 헝가리 혈통을 갖고 있다"고 썼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오르반 전 총리에게 유엔 총장 출마를 권유했다며, 중국, 러시아와 함께 그를 공동 후보로 지지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의 대표 우파 정치인인 오르반 전 총리는 20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장기 집권하며 반이민·민족주의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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