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원전 전기 한 기업이 독점하면…추가 전력 부담비 2800억원
SBS Biz 서주연
입력2026.10.26 13:14
수정2026.10.26 14:14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특정 기업이 독점할 경우 다른 전기 소비자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전력 구입비가 연간 28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정부도 원전 전력을 특정 기업이나 산업단지에 직접 공급하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원전 전력구매계약(PPA) 허용에 대한 의원실 질의에 평균 전력 구입 단가가 상승하고 소비자 요금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PPA는 발전사업자와 전기 사용자 등이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계약 방식입니다.
원전에서 생산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특정 기업이 독점적으로 공급받으면 다른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전력의 평균 구입 단가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이 발전소에서 사들이는 전기의 평균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 의원실이 올해 상반기 전력 구입 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월성원전 2호기의 연간 발전량인 48억kWh를 한 기업이 독점할 경우 다른 전기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할 전력 구입비는 2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정부의 입장 변화도 논란입니다. 기후부는 지난 3월 원전 PPA를 허용하는 2개 법안에 대해 저렴한 전력을 특정 사업자가 독점하게 된다며 반대했습니다. 당시 원전 PPA를 유리한 부분만 골라 취하는 '체리 피킹'으로 규정하고, 국내 발전량의 31%를 차지하는 원전 전력을 특정 수소특화단지가 독점하면 국가 전력 수급 관리에 중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저렴한 원전 전기를 일부 소비자에게만 공급하는 것은 대다수 국민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전기사업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초광역특구인 메가특구 내 원전 PPA 허용 문제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반대 대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방사성폐기물 관리까지 막대한 재정과 사회적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특정 기업에 저렴한 전력을 독점 공급하는 데 따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됩니다. 박해철 의원은 "기후부가 원전 PPA 허용 시 전기요금 인상을 서면으로 인정하고, 신중이란 말에 머무르면 결국 수용으로 가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이어 "가동 중인 원전과 신규 원전 모두 PPA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정부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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