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72배' 아르헨티나 농장 방치…코이카, 50년 만에 매각
SBS Biz 오서영
입력2026.10.26 07:47
수정2026.10.26 07:55
[2025년 10월 아르헨티나 '야따마우까' 농장 타당성 조사단 현지 활동 모습 (코이카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과거 농업이민 지원을 목적으로 사들였다가 수십 년간 방치되거나 부실하게 관리돼 온 남미 소재 국유 농장들이 결국 매각·임대 방식으로 정리됩니다.
오늘(26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코이카는 보유 중인 남미 농장 2곳에 대한 본격적인 자산 정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아르헨티나 '야따마우까 농장'(Llajta Mauca)은 매각해 국비를 환수하고, 칠레 '떼노 농장'(Teno)은 태양광 발전 부지로 활용도를 높여 신규 임대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코이카는 현지 조사와 법률 자문을 바탕으로 토지 감정 결과와 활용 가능성, 경제적 편익 등을 종합 분석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산 활용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1천50km 떨어진 곳에 있는 야따마우까 농장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8년 8월 외무부(현 외교부) 산하 해외개발공사가 약 212만 달러에 매입했습니다. 면적은 2만882헥타르(약 6천320만평)로, 서울시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자 여의도의 약 72배에 달합니다.
당시 이주 교민들을 위한 대규모 농장을 구상했으나 매입 이후 실시된 4차례의 정부 현지 조사에서 모두 '개발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1991년 코이카가 창립하면서 관리를 맡게 됐으나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약 50년간 유휴지로 방치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들어간 혈세만 수십억 원입니다.
코이카 전산 조회가 가능한 2001년부터 2026년까지만 집계해도 토지세(약 10억7천만원)와 현지 관리운영비(38억8천만원) 등 누적 지출액이 49억5천만원에 달합니다. 최근까지도 연간 약 3억원의 고정 비용이 매년 지출됐습니다.
코이카는 주정부 정책 변동 등 국가 리스크가 크고, 개발 시 투자 비용 회수 기간이 길며, 계속 보유 시 관리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자산을 팔아 국비를 환수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습니다. 코이카는 헐값 매각 등 논란을 막고자 땅값을 최대한 올려 팔겠다는 전략입니다.
현지 부동산 시장 조사 결과를 보면 개발 승인이 없는 땅은 1ha당 300∼400달러 수준이지만, 개발권이 확보된 땅은 1ha당 500∼600달러 이상으로 가치가 올라갑니다.
코이카는 미개발 상태의 농장 토지 가치를 1천44만 달러(약 140억원)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코이카는 세금과 각종 부대비용을 제외한 실제 매각 대금 실수령액은 추정 토지 가치 대비 약 80∼9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해 조사 시 토지가치(1천44만 달러)를 기준으로 발생할 부대비용(공증, 인지세, 중개수수료, 송금수수료 등)은 255만 달러이며, 예상 실수령액은 약 789만 달러입니다. 단 양도소득세를 매수인이 납부하면 예상 실수령액은 907만 달러(약 121억원)입니다.
매각은 올해 하반기 중 공개 입찰을 거쳐 2027년 상반기 계약 체결, 하반기 매각 대금 국내 송금 순으로 추진됩니다.
반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173km 떨어진 곳에 있는 떼노 농장(185.33ha·약 56만평)은 매각 대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임대 체제를 개편합니다.
태양광 발전 부지로 활용한다면 토지 면적(178.61ha) 중 태양광 효율이 가장 높은 평탄한 3R 구역(145.4ha)을 25∼35년 동안 장기 임대할 경우 단순히 농업용 임대 대비 자산 가치가 최대 1천480배 뛰어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이카는 특혜시비 등을 막고자 최고가 응찰자를 뽑는 일반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5년 단위 계약을 추진하되, 향후 정부 방침 변경에 대비해 계약서에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는 조항도 넣기로 했습니다.
다만 아르헨티나 농장의 경우 매각 대금을 안전하게 국내로 가져오려면 비영리 법인인 현지 지부의 법인격을 영리 법인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칠레 농장은 토지에 걸린 9개 수리권(물 쓸 권리)이 등기부에 정식 등록돼 있지 않아 2027년 4월까지 현지 국세청 세무번호(RUT) 정비와 측량을 마쳐야 합니다.
한정애 의원은 "과거 이민 지원 명목으로 사들인 해외 농지들이 방치되거나 임시 단기 계약으로 저평가되는 등 부실하게 관리돼 왔다"며 "아르헨티나 매각 대금의 본국 송금과 칠레 수리권 정상화 등 남은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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