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배출 주사가 항노화·혈관 청소용?…의협, 오남용 경고
SBS Biz 우형준
입력2026.10.23 17:33
수정2026.10.23 17:36
납 중독 치료 등에 쓰이는 '킬레이션 주사제'가 피로 해소나 항노화, 혈관 청소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효능을 내세워 의약품을 투여하면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의협은 오늘(23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의약품 사용은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킬레이션 주사제는 체내에 축적된 납·수은·비소 등 중금속과 결합해 소변 등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의약품입니다. 다만 투여 과정에서 신장 손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중금속 노출 정도와 환자의 건강 상태, 치료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의협은 충분한 의학적 근거 없이 특정 효능을 홍보하거나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주사제를 사용하는 행위가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피로 해소와 항노화, 혈관 청소 등의 효과를 내세워 건강한 사람에게 반복 투여를 권하는 것은 의약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에 관한 정보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게 의협의 입장입니다. 근거가 부족한 효능을 과장하면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불필요한 약물 투여로 부작용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된 킬레이션 주사제는 13만6천360개로, 공급액은 16억100만원이었습니다.
의원급 공급량은 10만5천120개로 전체의 77%를 차지했습니다. 서울 강남구와 부산 부산진구 등에는 1만 개 넘는 물량이 공급됐으며, 특정 의원 한 곳에 5천 개 이상이 공급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최근에는 자동차부품업체 DN오토모티브에서 건강검진 의료기관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킬레이션 주사제를 투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일부 노동자는 해당 주사를 비타민 주사로 알고 맞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작업환경 개선 대신 주사로 혈중 납 농도를 낮추려 한 행태를 문제 삼았습니다.
의협은 의약품이 본래의 치료 목적과 달리 규제를 피하거나 근거가 부족한 효능을 내세우는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의협은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부적절한 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의사의 전문적인 진료 판단이 존중받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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