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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공장 지어주고 1조 못 받았다…현대건설 등 4곳 '미수금' 비상

SBS Biz 박연신
입력2026.10.23 15:24
수정2026.10.23 16:07


현대건설과 GS건설,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건설사 4곳이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사업에서 공사대금 등 6천254억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련 업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4곳은 이라크 국영석유회사(SCOP)가 발주한 카르발라 정유공장 사업에서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총사업비 68억달러 규모인 이 사업은 하루 14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정유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내전과 코로나19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지만, 국내 기업들은 2023년 12월 공장 설비를 이라크 측에 인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측은 공사 하자와 세금 관련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습니다. 미지급액은 하자보수 등을 이유로 지급을 보류한 공사대금 2천93억원, 세금 관련 대금 2천777억원, 공장 운영·유지관리 대금 1천384억원 등 모두 6천254억원입니다.

이라크 측은 지난해 4월 운영·유지관리 대금 가운데 약 335억원을 우선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마저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라크 측은 국내 건설사들에 공사 하자 등을 이유로 8천348억원의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계약 이행 보증으로 맡긴 4천202억원도 몰수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미수금과 보증금을 합하면 1조456억원에 달합니다.

양측은 올해 5월부터 미지급 대금 정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이라크 석유부 장관이 교체되고 차관이 구속되면서 협상은 다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라크 측은 지난달 국내 기업들이 제시한 합의 조건도 거절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하자 보수 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장 출입 허가와 필수인력 비자 발급, 공장 가동 중단 일정 확정 등 이라크 측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작업에 착수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체 하자 162건 가운데 120건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하자 원인 규명을 마친 뒤에야 조치 여부를 정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이라크 측과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수 작업을 시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라크 측은 최근 현금 대신 원유로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국내 건설사들은 2016년 정유 계열사를 통해 원유를 인수·판매하는 방식으로 공사대금 일부를 회수한 전례가 있습니다. 다만 원유를 보관하거나 판매할 시설이 없는 기업은 같은 방식으로 대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습니다.

앞서 알려진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과 방산 분야의 미수금까지 고려하면, 이라크에서 국내 기업들이 받지 못했거나 잃을 위험에 놓인 금액은 약 1조6천억원에 이릅니다.

이재강 의원은 "상대국은 부처와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입장이 달라지는데, 우리는 기업 혼자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며 "이제는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 함께 앉아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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