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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비만약 임박…먹고 붙이는 것도 나온다

SBS Biz 오정인
입력2026.10.23 14:25
수정2026.10.24 07:00


첫 국산 비만치료제로 가격대를 대폭 낮춘 한미약품의 ‘에페’가 다음 주 출시되는 가운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기존 주사제뿐 아니라 먹는 비만약과 피부에 붙이는 패치형 치료제까지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투약 편의성을 높인 신약들이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국릴리의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오르포글리프론(제품명 파운다요)’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주사제로 투여하는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달리 먹는 방식으로 개발되는 후보물질로, 상용화에 성공하면 비만치료제의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서 지난 1월 미국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비만약 '위고비 필'이 출시된 데 이어 올해 4월 파운다요가 시장에 나왔습니다.

한국릴리는 지난 20일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인 ‘엘로라린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도 승인받았습니다. 



한국로슈의 아밀린 유사체 계열 비만치료제 ‘페트렐린타이드’ 역시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습니다. GLP-1 계열뿐 아니라 아밀린을 표적으로 삼는 비만치료제 개발도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8월 경구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엘레코글리프론’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습니다. 아밀린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AZD6234’의 국내 임상 3상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노보 노디스크도 GLP-1 수용체와 아밀린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제나감티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습니다. 서로 다른 기전을 활용하거나 복수의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치료제 개발을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입니다.

임상 3상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대규모 환자군에서 확인하는 마지막 임상 단계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면 제약사는 이를 바탕으로 시판 허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상시험을 통과하더라도 허가 심사와 생산·공급 준비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출시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달 말 출시를 앞둔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에페'. (사진=한미약품)]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주요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달 말 한미약품의 '에페'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특히 에페는 기존 비만치료제보다 낮은 공급가격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에페의 첫 4주분 추정 공급가격은 12만9천800원으로, 마운자로의 시작 용량인 2.5㎎ 기준 4주분 공급가격 약 27만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에페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의 가격 경쟁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는 초기 투약분의 공급가격을 비교한 것으로, 환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의료기관의 진료·처방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향후 임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들의 개발이 진전되고 실제 출시로 이어지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약효뿐 아니라 투약 방식과 편의성, 가격 등이 시장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주사제를 시작으로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 경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니들은 미세한 바늘을 이용해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기존 주사제의 약물 전달 방식을 패치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술 개발이 진전되면 주사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패치형 비만 치료제. (사진=대웅제약)]

현재 대웅제약은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활용한 패치형 비만·당뇨 치료제 ‘DWRX5003’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라파스는 독자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제조기술인 ‘DEN’ 공법을 활용해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를 개발해 왔습니다.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을 진행해 임상 1상을 완료했으며, 이후 관련 특허 지분을 넘겨받아 후속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아에스티는 마이크로니들 제형 개발 기업 주빅과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광동제약도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 기업 쿼드메디슨에 20억원을 투자하며 패치형 치료제 개발 협력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관련 기술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3월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적용하는 기술에 관한 국제특허를 공개했습니다. 다만 해당 기술의 공개가 실제 인체 임상시험 착수나 상용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임상시험이나 상용화 계획이 확정된 단계는 아닙니다.

업계 안팎에선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가 약물의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투약 편의성과 가격, 환자의 치료 지속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비만이 미용보다는 질환으로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진 만큼 복용이 편리한 쪽으로 발전해 나갈 것"며 "기존 환자들이 다른 제형의 치료제를 이용하는 면도 있지만 새로운 신규 환자가 유입되는 등 비만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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