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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돈맥경화' 우려 증폭…월가는 대응 분주

SBS Biz 임선우
입력2026.10.23 10:30
수정2026.10.23 11:23

[앵커]

다음 이슈입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기대에서 우려로 바뀌고 있습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상황도 걱정이지만, 제때 만들어져서 가동에 들어갈 수 있나?

이 질문이 최근 의구심을 키우고 있는데요.

월가도 혹시 모를 악재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AI 관련 투자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데이터센터 구축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요?

[기자]

네, 그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금이 몰리던 것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는데요.

특히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추진되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멈춰서고 있습니다.

레그레이어와 번스타인의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최소 47개의 프로젝트가 일정을 미루거나 계획을 철회했고요.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가운데서도 고작 3분의 1만 실현가능성이 있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공개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고요?

[기자]

네,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IPO 일정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는데요.

엔비디아의 픽이자, 호주에서 3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추진되던 퍼머스 그리드의 상장이 취소됐고요.

마찬가지로 엔비디아가 보증을 서고, 오픈AI를 위해 10기가와트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소프트뱅크 계열 SB에너지까지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상장 일정을 늦추자 업계 분위기가 차갑게 식고 있습니다.

코어위브에 견줄 또다른 네오클라우드 큰손, 엔스케일에도 제동이 걸렸는데, 믿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을 뗐습니다.

영국 현지 데이터센터 계약을 철회했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부지는 잇따른 지연 문제를 겪으면서 2030년이나 돼야 전력공급이 가능할 걸로 전해졌고요.

이밖에 엔스케일의 핵심 거점인 노르웨이 센터도 일정이 반년이나 밀려, 목표 용량의 5분의 1 수준만 가동되고 있습니다.

[앵커]

월가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이번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그래서 빚을 갚을 수 있을 만큼 수익을 낼 수 있겠는가'인데 월가는 아직 확신이 없습니다.

가트너의 자료를 보면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2030년까지 설비투자와 금융비용을 회수하고 12%의 수익률을 확보하려면, 누적 매출 8조5천억 달러, 우리돈 1경원이 넘어가야 하는 걸로 분석됐는데,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로 유입될 기업과 소비자 대상 AI 서비스 매출은 최대 3조6천억 달러, 5천 조원이 채 안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두 수치 사이 4조9천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갭이 있는데, 가트너는 이같은 투자수익 불균형으로, 2032년까지 4조달러가 넘는 데이터센터 자산이 가치 하락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신용부도스와프 거래도 크게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업계 신용불안이 번지면서, 전례없는 빚 잔치에 투자자들이 채무불이행 위험에 미리미리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라클과 스페이스X, 알파벳, 아마존과 메타, 브로드컴, 그리고 엔비디아가 발행한 CDS 거래량은 지난달 매주 평균 9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불과 한두달 전만 해도 20억 달러에 못 미쳤던 걸 감안하면 얼마나 빠르게 불안이 번지고 있는지 알 수 있고요.

AI와 관련된 미국 투자등급 및 하이일드 채권 CDS 지수 거래량은 올들어 10조달러에 육박하면서, 이미 지난 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AI 관련 투자가 주당순익 성장률의 약 절반을 차지하지만, 내년에는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감가상각비가 늘면서 그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과 가용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이 AI 기업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수익 성장 둔화를 반영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I 관련 투자가 새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의 진단인데요.

그동안 AI 대형주가 시장 상승을 독식하면서 종목을 선별하는 액티브 펀드들이 고전했지만, 최근 차별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액티브 펀드의 투자 전략이 빛을 발할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라는 해석입니다.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올들어 이달까지 액티브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ETF의 70%가 벤치마크 수익률을 밑돌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조금씩 바뀌면서, 뱅가드의 배당성장펀드 같은 경우에는 지수가 빠질때 홀로 플러스를 기록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뱅가드는 "언젠가 AI 투자 열풍이 꺾일 것이고, 그것도 급격히 무너질 것이라고 강하게 확신한다" 라고 말할 만큼 고집을 꺾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 역시 AI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취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이제 우려했던 일이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미 연준이 AI 붐을 꺼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리가 단순히 AI 기업의 차입비용만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자산 전반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켜 투자 열기를 식힐 수 있다라고 진단했는데요.

업계는 초지능 경쟁에서 승리하면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이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만큼, 금리가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신문은 이 같은 주장이 금리의 영향을 기업의 직접적인 차입비용에만 한정해 보는 오류라고 지적합니다.

단기금리는 금융시장의 유동성 비용을 결정하는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연준이 금리를 연속해서 올리면 긴축 효과가 미 국채에서 기업과 가계 대출, 주식을 비롯한 위험도가 높은 금융자산으로 차례로 확산되고, 특히 차입을 이용해 위험자산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의 자금 여건을 악화시켜서, 기업공개부터 하이일드채권, 사모대출, 자산유동화 상품 등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수 있기 떄문에, AI 기업들의 빚잔치를 뒷받침하는 자본시장 전체가 위축되면 투자 붐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헤지펀드들은 대거 기술주에서 빠져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헤지펀드들이 AI 관련 주식을 대거 청산하고 있는데요.

최근 연속적으로 골드만삭스 글로벌 AI 바스켓을 순매도 했는데, 규모는 최근 1년 중 두 번째로 컸고요. 속도는 십수년만에 가장 빠르게 팔아치웠습니다.

특히 더 눈길이 가는 건, 새로운 공매도보다 기존 장기 매수 포지션의 청산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하락에 새로 베팅하기보다 그동안 AI 상승에 걸었던 매수를 정리했다는 의미로, 펀더멘털 자체에 물음표가 붙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요.

이렇게 빠져나온 돈은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같은 '방어주'로 이동했습니다.

[앵커]

그중에서도 반도체주 변동성이 상당히 커졌는데 월가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기술적 지표를 고려하면 반등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상대강도지수, RSI가 과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만큼 단기 반등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반등 여부를 판단할 첫 번째 분기점으로는 5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만2천선이 꼽히는데, 매수세가 유입돼 이 수준을 회복하면 추가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요.

반대로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에는 지난 9월 저점인 1만1천 구간이 첫번쨰 지지선으로 꼽히는 만큼, 주요 지지선과 저항선에서의 움직임이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걸로 보입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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