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또 미뤄질까…정부, 5대 거래소 대표 소집
SBS Biz 신다미
입력2026.10.18 14:09
수정2026.10.18 14:35
정부가 오는 20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을 소집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관한 의견을 청취합니다.
오늘(18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일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대표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임원들을 소집해 가상자산 과세 관련 현장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는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과 유영준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등이 참석해 업계 의견을 청취합니다.
이번 간담회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됩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습니다. 이후 세 차례 시행이 유예됐으며, 현행법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됩니다.
가상자산 양도와 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기타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산해 22%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부는 우선 내년 1월 시행을 전제로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광현 당시 국세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 시점에 대해 "11월쯤 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해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조승래 재경위원장도 국회가 과세 유예를 결정하지 않는 한 제도가 시행된다는 전제로 정부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세청이 재경부와 협의해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고시 계획을 보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과세 시행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 유형별 기준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인프라 측면에서도 실무적인 준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며 "과세 시행 시점을 연기하는 방향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하드포크, 탈중앙화금융(DeFi) 등 가상자산시장 특유의 다양한 거래 방식에 맞춰 구체적인 과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업계에서는 전통 금융자산 시장의 양도·대여 개념을 가상자산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테이킹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검증 작업에 참여하고 대가로 보상을 받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보상을 가상자산을 빌려주고 받은 대여소득으로 볼지, 검증 작업에 참여한 대가로 분류해 과세할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개별 투자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등 세원 파악과 신고·납부를 위한 인프라 부족, 주식과의 세 부담 형평성 논란, 손실 이월공제 미적용 문제 등이 해결 과제로 꼽힙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업계 의견이 정부에 공식 전달되면서 과세 유예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최근 여당에서도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지난 16일 가상자산소득 과세 시행일을 내년에서 사실상 2029년으로 늦추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도 지난달 말 페이스북에 '디지털자산 과세, 지금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민 의원은 "정부는 준비되지 않은 과세를 강행하기보다 디지털자산 과세를 유예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도 다음 달부터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최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내부 간부회의에서 국정감사 이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비롯해 밀린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처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금융위는 관계기관들과 협의하며 정부안 마련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소유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규제와 은행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요건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힙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말 정부안을 완성하고 당정 협의를 거친 뒤 의원입법 형태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신속히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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