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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빚' 감당 되겠나?…달라진 월가 시선

SBS Biz 임선우
입력2026.10.16 10:15
수정2026.10.16 11:09

[앵커]

AI 트레이드가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규모 빚으로 투자금을 끌어온 코어위브의 회사채가 이번 주 부실 영역에 진입하면서 충격의 진앙지가 됐는데요.

많이 빌린 만큼 고금리를 버티면서 갚을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AI 업계 전반에 걸쳐 또 커졌습니다.

이 와중에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기업공개는 무산되거나 뒤로 밀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월가에서도 심각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AI 빚투 우려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번엔 코어위브가 중심에 있죠?

[캐스터]

네, 데이터센터 투자에 뭉칫돈을 빌려온 코어위브가 위기를 맞았습니다.

수요일장 주가가 15% 넘게 미끄러졌는데요.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면서입니다.

표면금리가 연 9%대인 2032년 만기 회사채의 수익률은 15% 안팎까지 치솟았고, 가격은 액면가 1달러당 78센트 아래로 떨어졌는데, 통상 회사채 가격이 액면가의 80%를 밑돌면 재무적 위험이 커졌음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자금 조달이나 기존 부채 차환 과정에서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고, 결국 그간의 빚잔치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코어위브가 발행한 채권은 220억 달러, 대출은 260억 달러, 모두 480억 달러, 우리 돈 64조3천억원이 넘습니다.

여기에 금리 상승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급속히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이튿날 일부 반발매수세가 들어오면서 급한불은 껐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는데요.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향후 5년 내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60%를 넘는다는 평가가 반영되자, 시장에선 AI 빚투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습니다.

[앵커]

기업공개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고요?

[캐스터]

네,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IPO 일정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는데요.

엔비디아의 픽이자, 호주에서 3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추진되던 퍼머스 그리드의 상장이 취소됐고요.

블랙스톤이 투자한 에어트렁크도 시장 변동성과 금리를 우려해 상장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미뤘습니다.

오픈AI를 위해 10기가와트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소프트뱅크 계열 SB에너지까지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상장 일정을 늦추자 업계 분위기가 차갑게 식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업계 행사에선 '우리가 망한건가'라는 자조섞인 제목의 토론 세션이 열릴 만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이 몰리던 이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된 이유가 뭔가요?

[캐스터]

데이터센터 사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부채를 감당해야 하는 자본집약적 산업입니다.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해 고객에게 임대하는 구조인데요.

1기가와트를 구축하는 데 최대 300억달러까지 들어서, 대규모 자금 조달과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는 필수입니다.

문제는 이제 더이상 수주 잔고와 향후 구축 계획, 매출 증가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매출이나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를 비교해 성장 기업을 평가했다면, 최근에는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실제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과 현금 창출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여기에 반도체의 기술적 가치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도 변수인데요.

연산용 반도체는 통상 3~6년에 걸쳐 감가상각되지만, 신기술 등장으로 기존 칩의 경쟁력이 예상보다 일찍 떨어지면 기업은 자산 가치 하락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설비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부채를 갚고 난 뒤 주주에게 돌아가는 잔여 가치도 줄어들 수 있어 투심이 빠르게 돌아서는 모습입니다.

[앵커]

월가에선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요?

[캐스터]

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가 직접 입을 열었는데요.

"미국 경제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 같은 설비투자 확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모라토리엄, 건설 유예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핑크의 이 같은 경고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확장과 지역사회 간 갈등이 커지는 와중에 나왔습니다.

앞서 살펴본 구조적 이슈들 말고도, 미국 지역사회에는 공공요금 인상과 용수 사용량 급증, 환경 파괴, 투자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면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보인다고요?

[캐스터]

네, 블랙록이 6년만에 미 국채를 다시 들여다보고 나섰는데요.

태도를 180도 바꿔서 단기물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했고요. 장기물도 '중립'으로 올려잡았습니다.

국채금리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판단한 걸로 보이고,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한 점도 주요 포인트로 꼽았습니다.

반면에 미국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는데요.

다만 장기적인 전망 변화가 아니라, 단기적인 위험관리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AI 투자 붐에 대한 확신은 여전하고 관련 기업과 인프라를 선호한다면서, 전망이 개선되고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 오면 언제든 다시 위험 자산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월가를 대표하는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도 암울한 전망을 내놨어요?

[캐스터]

네, 내년 뉴욕증시가 2002년 이후 최악의 수급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 경고하면서, 정말로 어려운 해가 될 것이다 우려했는데요.

특히 AI 기업들의 대규모 상장과 자금 조달에 따른 주식 공급 증가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주식 공급이 늘어나면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이 신규 상장주식과 추가 발행 물량으로 분산되면서 증시 전반의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는데, 존스는 이런 상황을 닷컴버블 당시와 비교하면서, 자신은 내년 한해 내내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다, 시장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AI 관련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던 것과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건데, 이제는 IT 버블의 데자뷰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월가가 몸을 사리는 모습인데,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점점 더 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고요?

[캐스터]

네, 고금리와 고유가 같은 불확실성에도 주가 상승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개별 종목 옵션 거래 규모가 '밈주식' 열풍 수준에 근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옵션 거래량은 계약금액 기준 하루 약 7천억 달러, 우리돈 940조원에 달했고요.

콜옵션 가격은 2021년 밈주식 열풍 당시 수준을 이미 넘었을 정도인데요.

특히 옵션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만기까지 2주도 남지 않은 계약에 집중됐을 만큼 단기 가격 움직임에도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습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향후 6개월간 주가가 오를 걸로 예상한 응답자는 절반에 가까운 40%로 집계되기도 했고요.

달라진 매수 패턴도 눈길을 끕니다.

하락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확신이 높은 일부 종목, 특히 AI 관련 종목들에 자금을 집중하는, 한층 선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술주 성장 가능성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습니다.

파생상품에 적극 베팅하지 않는 투자자들도 시장을 떠나는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ETF를 찾고 있고요. 동시에 연계된 콜옵션도 적극 매수하는 모습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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