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너스로 현금 83만원 뿌린다?...이 나라에 무슨 일?
SBS Biz 김종윤
입력2026.10.16 07:39
수정2026.10.17 04:00
대만에서 다음 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 현금 지급을 둘러싼 여야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제1야당 국민당이 1인당 약 83만원을 지급하는 법안 추진에 나서자, 집권 민진당도 약 41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현금 지급 규모와 시기를 놓고 여야가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17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국민당 중앙상무위원회는 전날 소속 입법위원들을 통해 ‘인공지능(AI) 보너스’ 특별조례안을 다음 달 28일 지방선거 이전에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법안의 핵심은 국민 1인당 2만 대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83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국민당은 올해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해 예상보다 많이 걷힌 세금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민당은 현금 지급안에 대한 지역구 유권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천이신 국민당 중앙위원회 문화전파위원회 주임위원은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2만 대만달러 지급안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당은 지방선거 전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집권 민진당이 법안 통과에 반대할 경우 이를 선거 쟁점으로 부각하겠다는 의도도 내비쳤습니다.
천 주임위원은 민진당이 입법원에서 반대표를 던진다면 “누가 국민의 요구를 막고 있는지를 똑똑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당 의원들도 행정원이 재정 규율을 이유로 국민이 기대하는 경제적 보너스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집권 민진당도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민진당 주석을 겸하고 있으며, 전날 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1인당 1만 대만달러, 약 41만원을 지급하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당직자들에게 정책 홍보를 강화하고, 행정원과 협력해 정부의 정책 방향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앞서 대만 재정부는 지난 8일 1인당 1만 대만달러를 지급하는 AI 보너스 계획 보고서를 행정원에 제출했습니다. 내년 1월 5일 이전에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안이 통과되면 내년 춘제, 음력 설 이전에 현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야가 지급 금액뿐 아니라 시점까지 경쟁하는 배경에는 다음 달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2028년 1월 예정된 차기 총통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의 전초전으로 평가됩니다.
입법원이 여소야대 구도라는 점도 변수입니다. 야당 주도로 2만 대만달러 지급안이 통과되더라도 줘룽타이 행정원장이 서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경우 국민당은 민진당이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대만이 경기부양과 소비 진작을 위해 국민에게 현금이나 소비쿠폰을 지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천600 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했고,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3천 대만달러와 5천 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제공했습니다.
2023년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6천 대만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1만 대만달러를 나눠줬습니다.
이번에도 현금 지급이 현실화할 경우 경기부양 효과와 함께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대만 여야의 현금 지급 경쟁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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