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9분 만에 완충'…파리 흔든 중국 전기차에 韓·EU 맞불

SBS Biz 조슬기
입력2026.10.15 17:59
수정2026.10.17 06:00

세계 4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파리모터쇼가 중국차의 '안방 공습' 무대가 됐습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과거 명차를 되살린 전기차로, 현대차·기아는 유럽 현지에서 개발·생산한 신차로 맞불을 놓으며 3파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올해로 91회째를 맞은 '2026 파리모터쇼'는 현지시간 지난 12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립니다. 



2년마다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60종이 넘는 신차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특히, 중국 완성차 브랜드 참가가 직전 행사인 2024년의 두 배 수준으로 늘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늠할 무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 역대 최대…점유율도 1년 새 두 배 
올해 행사의 최대 화두는 단연 중국차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모터쇼에 참가한 중국 브랜드는 20곳으로 역대 가장 많습니다. BYD와 지리, 체리, 창안 등 주요 업체들이 대거 부스를 꾸렸습니다.

스텔란티스와 합작 관계인 립모터는 소형 전기차 B03과 대형 SUV D19를 중국 밖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BYD는 7인승 전기 SUV '아토 8'을 선보이며, 배터리를 10%에서 97%까지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차의 공세는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올해 2분기 10.7%로 1년 전 5.7%에서 5%p 뛰었습니다.

서유럽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2년 전 2.2%에서 26%를 넘어섰습니다.

유럽은 '헤리티지'와 '소형 전기차'로 반격 
안방을 지키는 유럽 업체들은 브랜드의 역사를 무기로 꺼냈습니다.

시트로엥은 대표 서민차였던 '2CV'를 전기차 콘셉트로 되살려 2028년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르노는 '8 고르디니' 콘셉트를, 푸조는 전기 스포츠카 'RCZ'와 전설적인 랠리카 205 T16을 오마주한 'E-T16'을 내놨습니다.

중국차가 갖지 못한 브랜드 역사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동시에 저렴한 소형 전기차 경쟁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2세대 다치아 스프링과 르노 트윙고 등이 대표적입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차를 정면으로 겨냥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홈그라운드인 스텔란티스는 8개 브랜드에서 60대가 넘는 차량을 내놨고, 이 가운데 콘셉트카만 9대에 이릅니다.

현대차·기아 8년 만에 동반 참가…유럽형 신차 승부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 신형 '베이온'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신형 '투싼'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였습니다.

투싼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AI 음성비서 '글레오 AI'가 탑재됐습니다. 전기 밴 '스타리아 카고'는 800V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 대부분을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신형 베이온과 투싼은 유럽 고객을 위해 현지에서 설계·개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아는 신형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유럽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기아 최초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AWD)을 적용한 모델입니다. 이와 함께 EV3부터 EV9까지 고성능 GT 모델 5종과 목적기반차량(PBV) PV5도 전시했습니다.

하이브리드로 대중 수요를, 고성능 GT로 마니아층을, 전기 밴으로 사업자 고객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는 신기술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졌습니다. 처음으로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시승 시연이 진행됐고 테슬라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전시했습니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채택한 신차가 늘었고, 1회 충전 주행거리가 700km를 넘는 모델도 등장했습니다. 프랑스 스타트업 LIUX는 아마 섬유로 차체 뼈대를 만든 소형 전기차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국은 가격으로, 유럽은 브랜드 역사로, 한국은 현지화로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터쇼를 유럽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보고 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조슬기다른기사
대힌항공, 고유가 뚫고 3분기 매출 5조 '어닝 서프라이즈'
'9분 만에 완충'…파리 흔든 중국 전기차에 韓·EU 맞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