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보다 느린 한국 인터넷?…정부·통신업계 "단순 비교 한계"
SBS Biz 안지혜
입력2026.10.15 11:38
수정2026.10.18 16:49
한국의 유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보다 낮게 측정됐다는 글로벌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정부와 국내 통신업계가 일제히 반박에 나섰습니다. 국가별 측정 건수와 가입상품 구성 등 세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조사 결과만으로 국가 간 통신 인프라 경쟁력을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글로벌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를 운영하는 우클라(Ookla)의 '스피드테스트 글로벌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유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 중앙값은 251.33Mbps로 세계 22위에 그쳤습니다. 2017년 아카마이 인터넷 현황 보고서에서 평균 접속 속도 세계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도 채 되지 않아 순위가 크게 밀려났습니다.
반면 베트남은 301.48Mbps(8위), 태국은 298.92Mbps(9위)로 한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일부 동남아 국가가 최근 광섬유 기반 통신망을 확충하며 인프라를 대폭 개선한 반면, 한국은 조기 보급 이후 기존 유선 설비의 고도화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분석이 뒤따랐습니다.
과기정통부 "측정 조건 미공개…OECD 통계선 여전히 최상위권"
이같은 우클라 발표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측정 조건과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국가 간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국가별 전체 측정 건수, 평가 대상 요금제 구성, 측정 속도 분포 등 구체적인 기준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과기부는 국가별 가입상품 구성이 다른 상황에서 측정 결과를 하나의 속도 지표로 묶어 순위를 매길 경우 실제 통신망 수준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도 제시했습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회선 중 광케이블 비중은 91.55%로 OECD 평균(50.65%)을 약 41%포인트 웃돌며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인구 100명당 100Mbps 이상 가입자 수도 46.23명으로 OECD 1위(평균 30.4명)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OECD 통계를 근거로 한국의 유선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보급 수준이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광케이블 보급률과 고속 인터넷 가입자 비중은 인프라의 보급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실제 이용자가 경험하는 다운로드 속도나 국가별 체감 품질을 직접 비교하는 지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KTOA "측정 환경·상품 구성 달라…세부 데이터 재요청"
국내 통신사들의 연합체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역시 15일 설명자료를 내고 반박에 동참했습니다. KTOA는 "스피드테스트 통계는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국내 초고속인터넷 품질평가 결과와 매우 상이하다"며 단순 수치 비교에 강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KTOA는 우클라의 방식이 광케이블 접속 여부나 이용자 가입 요금제의 속도 상한을 구분하지 않고 취합된 데이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접속해 측정하는 크라우드소싱 방식 특성상 측정 기기, 측정 시간대, 구내 Wi-Fi 환경 등에 따라 편차가 심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우클라의 한국 인터넷 속도 순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23년 초에도 한국의 유선 인터넷 순위가 급락했다는 우클라 발표를 두고 동일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통신업계에서는 불투명한 표본 집계와 가입 요금제 격차를 반영하지 못한 측정의 맹점을 지적했습니다. KTOA는 "2023년 당시 우클라 측에 공식적으로 상세 조사 데이터를 요구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도 공정한 비교 검증을 위해 측정 조건과 세부 원천 데이터 제공을 재차 공식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우클라의 스피드테스트 결과는 실제 이용자들이 경험하는 인터넷 속도를 살펴보는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측정 표본과 상품 구성, 접속 환경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국가 간 순위만으로 전체 통신 인프라의 우열을 단정하기보다는 국내 품질평가와 인프라 보급 지표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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