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선소 배 만들 사람 없다고? 정기선 '로봇 용접공' 간다
[HD현대로보틱스 'FABTECH 2026' 전시 안내 (사진=HD현대로보틱스)]
HD현대그룹의 로봇 계열사인 HD현대로보틱스가 다음 주 미국에서 조선소용 용접 로봇을 처음 공개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섭니다.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로 미국 조선소 현대화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현지 인력난을 로봇으로 메우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현지시간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개최되는 'FABTECH 2026'에 참가합니다. FABTECH은 미국용접협회(AWS) 등 현지 제조업 단체들이 공동 주최하는 북미 최대 금속 성형·가공·용접 전시회입니다. 10년 만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1400여 개 부스에 3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용접·자동화 등 분야별 전시관과 함께 'AI(인공지능) 제조' 전시관이 별도로 마련됐습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이번 전시에서 이동형 용접 로봇 '아크리프트 고(ArcLift GO)'와 '아크리프트 슬라이드(ArcLift SLIDE)'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입니다. 회사 측은 협동로봇 기반의 용접 자동화 솔루션으로, 좁고 제한된 작업 공간에 맞춰 개발됐으며 작업자가 쉽게 옮길 수 있고 여러 대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HD현대 조선소 생산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3D 스캐닝으로 부재 형상을 인식해 용접 경로를 자동 생성하는 '아크팩(ArcPak)', AI가 용접 품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전류·전압·속도를 자동 조정하는 '아크어댑트 IQ(ArcAdapt IQ)', 신형 고가반하중 협동로봇 ‘HDC 시리즈'도 선보입니다. 4종 모두 전시 기간 내내 실제 시연을 진행합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이번 전시를 북미 시장 성장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올해 5월 미국 슈에스트그룹과 아크리프트 고 공급 계약을 맺으며 미국 조선업체로부터 처음 로봇 솔루션을 수주한 만큼, 이번 전시를 계기로 현지 영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해당 로봇은 루이지애나주를 포함한 북미 조선소 3곳과 브라질 조선소 1곳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도 미국 조선업 재건의 최대 걸림돌로 숙련 용접공 부족이 꼽히는 만큼, 조선소 현장에서 검증된 용접 자동화 기술에 대한 현지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봇 사업은 HD현대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분야입니다. 미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현지 건조 거점을 확보한 한화그룹과 달리, HD현대는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과 기술 협력 중심으로 마스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 최대 군함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HII)와 함정 분야에서, 그리고 미국 내 조선소 5곳을 운영하는 슈에스트그룹과 상선 분야에서 협력을 맺은 데 이어, 로봇 계열사를 통해 미국 조선소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자동화 기술까지 공급하며 협력 범위를 넓히는 모습입니다.
업계의 시선은 HD현대의 미 현지 조선소 확보 여부로 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서명한 국가안보 각서에 따르면, 외국 조선사가 미 해군 함정을 자국에서 건조하려면 미국에 새 조선소를 짓거나 기존 조선소의 과반 지분을 확보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HD현대도 미 현지 조선소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주 APEC CEO 서밋 부대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조선소 인수와 관련해 "여러 가지 옵션을 다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HD현대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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