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개미 옵션 거래, 밈주식 광풍 수준"
SBS Biz 임선우
입력2026.10.14 04:42
수정2026.10.14 05:45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고금리와 고유가, 중동 전쟁이란 불확실성에도 주가 상승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12일 개별 종목 옵션 거래 규모가 ‘밈주식’ 열풍 수준에 근접하고 단기 콜옵션 거래까지 급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옵션전략 전문운용사 캐릭레인에 따르면 최근 미국 개별주식 옵션 거래량은 계약금액 기준 하루 약 7000억 달러(약 940조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1년 ‘밈주식 열풍’ 때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콜옵션 가격은 2021년 밈주식 열풍 당시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밈주식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에서 모여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등 투기적 거래가 폭발했던 현상입니다.
투자자들은 단기 가격 움직임에도 적극적으로 베팅했습니다. 현재 개별종목 옵션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만기까지 2주도 남지 않은 계약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만큼 장기 투자보다는 짧은 기간 주가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에 돈을 거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미국의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강한 기업 실적과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가 7일 마감한 주간 설문조사에서 향후 6개월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개인투자자는 40.3%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7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2021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AI 열풍은 투자심리를 떠받치는 핵심 요인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엔비디아·아마존·스페이스X 등 대형 기술주와 AI 관련 종목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습니다.
기업 실적 전망도 개인투자자들의 낙관론을 뒷받침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순익이 3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패턴은 2021년과 다소 다릅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시장 전반의 하락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기보다 확신이 높은 일부 종목에 자금을 집중하는 등 한층 선별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름 들어 개인 매수세가 한때 둔화했지만 시타델증권은 통상 10월부터 개인투자자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파생상품에 적극 베팅하지 않는 투자자들도 시장을 떠나는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찾았습니다. 미국 대형 증권사 찰스슈왑 고객들이 지난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다우존스 미국 배당주 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였습니다. 슈왑이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ETF가 매수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입니다. 고객들은 동시에 ETF와 연계된 콜옵션도 적극 매수했습니다.
조 마졸라 찰스슈왑 수석 트레이딩 전략가는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심리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한 낙관론”이라고 표현하면서 “분명히 주가가 떨어질 때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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