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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이, 나치 법정서 "국제범죄 생존자에 노벨상 바쳐"

SBS Biz 김종윤
입력2026.10.10 06:48
수정2026.10.10 08:55

[수상 소감 밝히는 필라이 (엑스 @AgnesCallamard=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라이(85)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은 9일(현지시간) "이 상을 국제범죄의 모든 생존자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라이 재판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소된 나치 지도부의 재판이 열렸던 독일 뉘른베르크 법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습니다.

필라이 재판관은 "수상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내가 이 역사적인 법정에 있었다는 것은 어쩌면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는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호명됐을 당시 뉘른베르크포럼 행사 참석차 독일을 방문 중이었습니다.

그는 "우리는 국제법과 인권이 심각한 정치적 공격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공격을 받는 모습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일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ICC를 "불량 기관"이라고 비난하며 모든 회원국에 탈퇴를 촉구했습니다.

필라이 재판관은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인권을 보호하고 전쟁을 자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접한 직후 "이거 농담이겠지"라며 재치 있는 소감을 밝혔는데,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AI) 사무총장이 엑스(X·트위터)에 올린 약 3분짜리 영상을 보면 필라이 재판관은 수상 소식을 접하고 동료들에 둘러싸여 수상을 축하받았습니다.

필라이 재판관은 "여러분이 만일 박수를 더 치면 내가 이 상을 트럼프와 나눠야 할 수도 있다"고 운을 떼면서, "여러분의 갈채는 큰 의미를 갖는다"며 "왜냐면 대중이 '당신에게 자격이 있다'라고 동의해주지 않는다면 상 받기를 원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고, 그래서 감사하다"라고도 했습니다.

이는 스스로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하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발언으로, 필라이 재판관은 "인권을 지지하는 친구들, 동료들과 함께하는 이 상황이 (평화상 수상을 접하기에) 적절한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설치한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점령지 관련 독립 국제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인권침해와 국제법 위반 의혹을 조사했던 일을 돌이키며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이라고 보고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보고에 대한 제일 주요한 반응은 내 용기에 대한 헌사였는데, 왜 진실을 말하는 데에 용기가 필요한지가 놀랍다"며 "법률을 해석하고, 사실들을 바라보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지난달 85세가 됐다며 "언제 멈출 거냐는 질문을 받고 있는데, 새로운 성과를 돕는 일을 멈출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이게 농담이 아니길 바란다,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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