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AI 잡을 비밀병기…LS일렉, 인피니언과 북미 정조준
SBS Biz 조슬기
입력2026.10.07 14:17
수정2026.10.07 16:40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며 전력 손실을 줄이는 기술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는 가운데 관련 기술을 선점하려는 국내외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의 전력반도체 기업 인피니언은 다음 달 초 한국에서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 사례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인피니언은 지난 7월 업무협약(MOU)을 맺은 국내 대표 전력기기 회사 LS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손실을 줄이는 직류 전력기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어, 이번에 공개할 협업 내용에 관심이 쏠립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함께 개발 중인 차세대 직류(DC) 전력기기를 앞세워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몰리는 미국 등 북미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인피니언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관련 기업 인수에 나섰습니다. 현지시간 지난 5일, AI 서버용 전력관리 기술을 가진 인도 스타트업 C2i 세미컨덕터 인수를 완료하며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으로 사업 보폭을 넓혔습니다. 전력망(Grid)부터 AI 프로세서(Core)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From Grid to Core' 전략의 일환이라고 인피니언 측은 설명했습니다.
LS일렉트릭과의 협력 역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변환하는 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LS일렉트릭은 인피니언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력변환시스템(PCS)과 반도체 변압기(SST), 반도체 차단기(SSCB) 등 전력반도체 기반의 직류 전력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이 시스템 설계와 통합 및 구축을 맡아 상용화를 주도하고 인피니언은 전력반도체와 전력 제어 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LS일렉트릭도 그간 직류 배전 기술력을 꾸준히 다져왔습니다. 충남 천안사업장에 SST와 SSCB 등 직류 전용 설비를 적용한 DC 팩토리를 가동해 에너지 효율을 10% 이상 끌어올렸습니다. 직류 배전 기술은 데이터센터가 서버에 전기를 공급할 때 거치는 변환 단계를 줄여, 열로 빠져나가는 전력 손실을 낮출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2027년부터 AI 서버에 더 많은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800V 고전압 직류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장비가 전력망의 고압 교류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직류로 바꾸는 SST입니다. LS일렉트릭과 인피니언이 함께 개발하는 핵심 장비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들도 SST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선그로우가 지난 7월 AI 데이터센터용 SST를 출시했고, 같은 달 대만 델타일렉트로닉스는 AI 데이터센터에 100MW 규모의 SST를 배치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8월에는 독일 지멘스가 변압기 전문기업 라인하우젠과 손잡고 최대 36kV 전력망에 연결해 800V 직류를 공급하는 SST를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LS일렉트릭도 이달 북미 전시회에 잇따라 참가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는 12일부터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더 배터리 쇼 북미'에서 데이터센터용 배전 솔루션을 선보이고, 20일부터는 캐나다 토론토 데이터센터 전시회 'GDCC 2026'에서 캐나다 인증(cUL·CSA)을 받은 전력 솔루션을 공개합니다.
다만, 인피니언과 공동 개발한 기기의 상용화 일정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습니다. LS일렉트릭 측은 업무협약(MOU)에 따라 차세대 직류 전력기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추가로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가 GW(기가와트)급으로 커지면서 전력 손실을 줄이는 전력 반도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면서 "LS일렉트릭은 핵심 반도체 기술을, 인피니언은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협력은 서로 보완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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