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보다 기업이 돈 남겼다…반도체 호황에 여윳돈 67조 '역대 최대'
SBS Biz 이민후
입력2026.10.07 11:55
수정2026.10.07 12:03
올해 2분기 국내 경제주체의 순자금운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비금융기업의 증가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기업 이익이 급증하면서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오늘(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47조8천억원으로 전분기 84조3천억원보다 63조5천억원 증가했습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비금융법인의 증가폭이 가장 컸습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은 1분기 20조8천억원에서 2분기 67조1천억원으로 46조2천억원 증가했습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로, 직전 최대치였던 올해 1분기 20조8천억원의 3배를 웃돕니다. 같은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은 79조2천억원에서 60조7천억원으로 18조5천억원 줄었습니다.
일반정부는 23조3천억원 순자금조달에서 11조1천억원 순자금운용으로 돌아섰고, 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은 7조6천억원에서 9조원으로 늘었습니다.
국내 전체 순자금운용 증가를 비금융기업이 주도한 셈입니다.
특히 기업은 생산과 설비·기술 투자 등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순자금조달' 주체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비금융법인은 지난해 3분기 20조원 순자금조달에서 4분기 1천억원 순자금운용으로 돌아선 뒤 올해 1분기 20조8천억원, 2분기 67조1천억원으로 순자금운용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습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기업 이익 증가를 주된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여유자금은 줄었습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은 79조2천억원에서 60조7천억원으로 18조5천억원 감소했습니다. 가계소득이 전분기보다 감소하고 주택 순취득은 늘어나면서 여유자금이 축소된 영향입니다.
다만 가계 자금의 투자처에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2분기 가계의 금융기관 예치금은 23조3천억원 감소한 반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101조6천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에 해당하는 거주자 발행주식 및 출자지분 운용은 67조2천억원, 투자펀드 지분은 35조6천억원으로 각각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정부 부문도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일반정부는 1분기 23조3천억원 순자금조달에서 2분기 11조1천억원 순자금운용으로 전환했습니다. 정부 지출보다 수입 증가폭이 더 컸던 영향으로, 국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규모도 전분기보다 줄었습니다.
국외부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84조3천억원에서 147조8천억원으로 늘어 통계 편제 이후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비거주자의 국내주식 매도가 이어진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개선됐습니다.
2분기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6천930조2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13조2천억원 증가한 반면 금융부채는 2천495조원으로 28조2천억원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순금융자산은 4천435조2천억원으로 484조9천억원 증가했고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배율도 2.60배에서 2.78배로 상승했습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1%로 전분기 85.3%보다 4.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하락폭입니다.
명목 GDP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의 영향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된 데 따른 것입니다.
김 팀장은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안에 8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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