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원대 역대 최대 규모 담합…석화업체 6곳·임직원 37명 기소
SBS Biz 김종윤
입력2026.10.01 13:27
수정2026.10.01 13:30
[여수 석유화학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동전쟁을 틈타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소제 등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국내 석유화학업체 6곳과 소속 경영진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담합 규모는 전분당·설탕·밀가루 담합 사건의 규모를 웃도는 16조원으로 검찰이 수사한 사건들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1일 LG화학, 애경케미칼, OCI, 롯데정밀화학, PKC, 유니드 등 석유화학업체 6곳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한화솔루션까지 총 7개 업체를 수사 대상으로 삼았으나 한화솔루션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김유신 OCI 부회장 대표이사와 장영수 전 PKC 대표이사를 포함해 담합에 가담한 6개 업체와 전·현직 대표이사 및 임직원 37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업체별 기소 인원을 보면 LG화학 12명, PKC 6명, OCI 11명, 애경케미칼 4명, 롯데정밀화학 3명, 유니드 1명입니다.
이중 PKC 영업본부장을 지낸 배모 씨, LG화학 사업부장을 지낸 황모 씨는 구속 상태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PVC와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석유화학 품목에 대해 담합을 실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나프타를 주재료로 하는 PVC는 건축자재, 파이프, 전선 피복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합성 플라스틱이며, 가소제는 이를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화학첨가제이며, 가성소다는 반도체, 수처리 등에 사용되며 염산은 용수 처리, 살균 및 소독에 사용됩니다.
검찰은 이들의 담합 규모를 16조3천961억원으로 특정했는데, 앞서 공정거래조사부가 수사한 전분당 담합(10조1천520억원대), 설탕 담합(3조2천715억원), 밀가루 담합(5조9천913억원)을 웃돕니다.
이들은 공급가격의 변동 폭과 그 시기를 합의하거나 거래처 입찰 가격을 합의하는 등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대형거래처에 대해 각 사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시 함께 결정한 가격 수준이 반영될 수 있도록 사전에 낙찰업체 및 입찰 가격을 협의한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담합 모의는 주로 팀장급 모임에서 이뤄져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가격 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가격을 올리자고 협의하거나 내부 가격 조율 과정에서 타사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습니다.
이들은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격인상 공문을 실행할 순서까지 미리 정했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 인멸을 시도했으며, 후임자가 새로 부임하면 이를 타사에 소개해 담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으며, 일부 업체는 경쟁업체 관계자들과 소통을 전담하는 직원을 별도로 지정하는 조직적인 행태를 보였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검찰은 이들이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물가 상승 등 국가적 위기를 맞았는데도 이를 이용했다고 지적했고,
미·이란 전쟁 직후 석유제품 국제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석유화학제품 생산 안정을 위해 1천465억원 상당을 지원했는데도 담합을 지속했다는 것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적 위기로 물가 안정을 위한 지원금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일부 업체는 오히려 경제 위기를 손익 개선의 기회로 활용하며 가격담합을 지속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8월 7개 업체 사무실 등지를 압수 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김 대표이사와 장 전 대표이사 등 핵심 피의자를 소환조사했고 공정위에 두차례 고발요청권을 행사했습니다.
김 전 대표이사와 장 전 대표이사 등 6명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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