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성우, 'AI 음성 모방' 틱톡 계정 상대 승소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9.30 17:19
수정2026.09.30 17:20
[인공지능(AI)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성우의 목소리를 무단 모방한 영상과 관련해, 일본 법원이 "유명인의 목소리 역시 재산적 가치를 지닌 '퍼블리시티권'의 법적 보호 대상"이라는 첫 판단을 내렸습니다.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의 성명·초상·음성 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법원)는 인기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골든 카무이' 등으로 유명한 성우 쓰다 겐지로가 틱톡 운영사를 상대로 낸 영상 삭제 청구 소송에서 목소리의 퍼블리시티권 보호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 측이 문제의 영상과 계정 데이터를 이미 삭제한 점을 고려해 "더 이상 소송을 통해 얻을 법률상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쓰다 측의 삭제 청구 자체는 기각했습니다.
앞서 팔로워 21만명 이상을 보유한 한 틱톡 계정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쓰다의 저음 목소리와 흡사한 AI 내레이션을 입힌 괴담이나 음모론을 다룬 영상 188편 이상을 올려 월 50만∼75만엔(약 430만~650만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쓰다 측은 목소리 무단 도용이 퍼블리시티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피고 측은 "게시자의 친구 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켜 만든 것"이라고 반박하며 영상 삭제를 이유로 기각을 요구해 왔습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AI를 악용한 연예인 및 성우의 음성·초상권 도용 피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비영리단체 '초상퍼블리시티권옹호감시기구' 2025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상 무단 도용 게시물은 4만건 이상, 누적 조회수는 3억 3천500만회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30억∼45억엔(약 260억∼3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앞서 일본 법무성 자문기구는 지난달 성우나 배우의 목소리도 초상과 마찬가지로 퍼블리시티권의 법적 보호 대상이라는 지침을 발표하고, 침해 정도에 따라 생성형 AI 개발·제공 업체도 공동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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