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완판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이다 [시장 엿보기]
SBS Biz 신현상
입력2026.09.30 09:02
수정2026.09.30 09:06
[한국산업은행 국민성장펀드 (사진=연합)]
오늘(30일)부터 2차 국민성장펀드가 판매됩니다.
규모는 1차와 같은 6천억원이고, 다음 달 15일까지 선착순 판매 방식입니다.
1차는 약 3만명이 가입해 5영업일 만에 완판됐습니다.
이번에는 첫 5영업일 동안 서민 전용 물량을 20%에서 50%로 늘렸습니다.
서민은 근로소득 5천만원 이하(종합소득은 3천800만원 이하)가 대상입니다.
1차에서 참여가 적었던 청년층을 비롯해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번에는 소득 확인 절차도 간소화했습니다.
물론 선착순 방식과 5년간 중도 환매가 안 되는 조건처럼 따져볼 대목은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핵심은 하나입니다.
이 돈이 5년 뒤 얼마가 되어 돌아오느냐입니다.
완판은 판매가 끝났다는 뜻입니다.
수익이 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익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1차 펀드의 최근 기준가는 1005원 안팎으로 설정가 1000원보다 약 0.5% 높습니다.
이 기준가에는 정부 재정의 손실 흡수 효과가 반영돼 있고, 재정이 얼마나 쓰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금융위원회도 아직 성과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코스닥과 비상장·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성과가 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정부가 운용사에 제시한 성과보수 기준은 연 6%, 5년 누적 30%입니다.
투자자에게 보장하는 수익률은 아닙니다.
5년 뒤 성적표를 견줄 기준선이 됩니다.
과거 정책 펀드의 성적표는 초라했습니다.
지난 2021년 출시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는 만기가 돌아온 10개 펀드의 평균 내부수익률이 2.14%에 그쳤습니다.
정부 재정의 손실 부담을 제외하면 평균 수익률은 0.75%였습니다.
세제 혜택이 수익의 빈자리를 가려서도 안 됩니다.
투자금 구간에 따라 40%에서 10%까지 소득공제가 되고, 한도는 1800만원으로 배당소득은 9.9%로 분리과세됩니다.
좋은 혜택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덜 내는 것과 펀드가 돈을 버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정부가 후순위로 들어가 최대 20% 범위에서 초기 손실을 흡수하는 구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실을 줄여줄 뿐, 수익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 펀드의 목적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이차전지 같은 첨단전략산업을 키우는 것입니다.
취지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산업의 성장과 투자자의 수익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수익이 없는 산업 육성은 가입자에게 묶인 시간과 놓친 투자 기회만 남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펀드를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운용하고 성과를 관리하느냐입니다.
첫째, 성적표를 더 자세히 공개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5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익이 은행 이자 정도밖에 안 나오면 곤란하다"며 "수익률을 수시로 공개하든지, 압박해서 경쟁을 확실하게 촉진하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는 3개월마다 운용보고서로 투자 내역을 공개하고 자펀드별 수익률 공시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여기에 비상장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했는지, 수수료로 얼마가 나갔는지, 후순위 재정이 얼마나 쓰였는지까지 담아야 합니다.
5년 동안 돈이 묶이는 상품이라면 가입자가 중간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다음 펀드를 판매할 때 앞선 펀드의 성적표도 함께 공개해야 합니다.
국민참여형 펀드는 앞으로도 추가 조성이 예정돼 있습니다.
새 상품을 팔 때마다 앞선 상품의 수익률과 투자 성과를 함께 보여준다면, 국민은 성적을 보고 가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셋째, 운용의 원칙이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국민성장펀드의 정책적 목표는 산업 육성이지만, 국민이 돈을 넣는 순간부터는 투자상품이기도 합니다.
5년 만기는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난 뒤까지 이어집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투자자의 수익을 관리하는 원칙은 끝까지 지켜져야 합니다.
완판을 잔치라고 치면 수익은 농사입니다.
잔치만 요란하고 5년 동안 제대로 가꾸지 않으면 거둘 것이 없습니다.
국민성장펀드의 진짜 성공은 얼마나 빨리 완판되느냐가 아닙니다.
5년 뒤 국민에게 얼마나 많은 수익으로 돌아가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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