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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차대전 동맹 강조에 日 당혹…"다카이치, 소통 조율"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9.26 11:26
수정2026.09.26 11:51

[미중일 정상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이 '동맹국(allies)'이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미국 측의 진의 파악 등 대응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에 큰 폭의 양보를 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침착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해당 발언이 중국의 대일 선전전에 활용될 가능성 등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시 주석에 대한 환영사에서 중국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동맹국'이라고 칭하며 일본과 싸웠던 미국인 의용병 등을 언급했습니다.

시 주석도 같은 날 열린 국빈만찬 연설에서 "80여년 전 양국 국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섰습니다"라며 "피와 불로 단련된 이 우정은 반드시 대대로 이어질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 앞서 과거사를 언급한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26일 일본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3국 간의 사안인 만큼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라며 직접적인 반응을 삼갔습니다.

다만 그는 "미일 간에 전쟁은 있었지만, 그 후 확실하게 화해를 이뤄냈습니다. 지금은 매우 강력한 유대로 맺어진 동맹국으로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라며 미일 동맹의 끈끈함을 강조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 일정을 조율해 미중 회담 내용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은 뒤 중국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재차 강조할 방침이라고 NHK와 지지통신이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미중 관계가 가까워지더라도 반도체 등을 둘러싼 양국 간의 경쟁은 지속될 것이며, 경제 안보 분야 등에서 폭넓게 협력하는 미일 관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미중 정상회담은 예상 범위 내의 일입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현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미중 협력 성과가 '제로'에 가깝지 않으냐"고 논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동맹 언급이 중국과 협상을 위한 '립서비스' 수준이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하지만 역사 인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의 대일 선전전에 끌려갈 위험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적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중국의 대일 비판 선전장으로 이용된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라고 썼습니다.

일본 정부는 연내 두 차례 더 열릴 것으로 보이는 차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양한 차원에서 미국 측과 접촉을 시도하며 연대를 강화해 나갈 방침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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