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 마무리…결과물 없이 '진전' 외교 수사 되풀이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9.26 09:03
수정2026.09.26 09:15
[미중 정상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이 25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2박 3일의 국빈 방미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마무리됐습니다.
경제·군사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두 정상은 지난 5월 베이징에 이어 넉 달 만에 재회했지만, 예상대로 물밑에 도사린 갈등과 마찰을 봉합할 전면적 합의는 이루지 못한 채 헤어졌습니다.
지난 23일 시 주석이 11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미국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인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이례적으로 직접 나가 영접했습니다.
전날에는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오늘 백악관 차담에 이은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방문을 끝으로 사흘간 함께하는 일정이 종료됐습니다.
두 정상은 미 동부시간으로 오늘 정오를 조금 넘겨 문서기록청 앞에서 악수하고 작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에 복귀했고, 시 주석 역시 별다른 일정 없이 앤드루스 기지로 향해 '에어 차이나' 전용기를 타고 미국을 떠났습니다.
사흘간 4차례에 걸친 두 정상의 만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에 대한 극진한 환대, 화려하고 성대한 각종 이벤트가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시점까지 양국 정부의 회담 결과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한 간접적인 회담 결과물 전달은 미국보다는 중국이 더 적극적이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중국중앙TV 보도를 종합하면 가장 핵심이던 24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무역, 한반도·대만·이란·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안보, 인공지능(AI) 안전 문제 등 세계 경제와 안보를 관통하는 이슈가 다양하게 다뤄졌습니다.
시 주석은 무역 마찰과 관련, "양측 경제무역팀이 새로운 공동 합의에 도달했다"고 했으며, 대만 문제에 있어선 "미국 측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란 전쟁 문제에서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으며, AI와 관련해선 "경쟁이 존재하지만, 협력 또한 가능하며 서로를 경계·방어하기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이슈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늘 소셜미디어 게시글에 "시 주석과의 회담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 매우 생산적이었다. 엄청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적었고, 백악관 차담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양국 모두에 매우 긍정적인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도 취재진에게 "정말 훌륭한 회의였다. 농민들에게 훌륭하고 모두에게 훌륭하다"고 말했으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란 문제를 논의했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우리가 아주 잘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결과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회담이 매우 잘 진행됐다는 외교적 수사만 되풀이한 것입니다.
다만, 이란 문제에 있어서는 양국 정상회담에 배석한 데이비드 퍼듀 중국 주재 미국 대사가 오늘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란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는 걸 매우 분명히 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지난 23일 양국이 11월10일 종료되는 양국 간 무역전쟁 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2개월 연장하는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고, AI 관련 사고가 벌어졌을 때 서로 통보하는 '핫라인' 구성 제안을 중국이 동의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이들 사안 역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최종 결정을 한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이와 관련,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늘 오전 방송 인터뷰에서 "진전이 있었다. 중국과 지난 몇주 동안 협상하며 이룬 성과에 관한 훨씬 자세한 내용을 월요일(28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리어 대표의 이러한 예고와 일반적으로 정상 간의 양자 회담 결과는 두 당사국이 발표 시점을 맞추는 외교 관례를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28일에야 공개될 전망입니다.
지난 5월 미중 정상회담 때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마무리한 15일보다 이틀 늦은 17일 팩트시트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회담은 무역 휴전 두 달 연장과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 정도가 실질적 성과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결국, 두 정상은 치열한 패권 경쟁 속에 광범위한 핵심 분야에서 입장차를 좁히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정상 간 친분을 바탕으로 갈등을 수면 위로 노출하지 않는 안정적 관계 유지에 회담의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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