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팔고 엔화로…은행 돈 흐름 확 바뀌었다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9.23 18:08
수정2026.09.27 06:00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에 몰리던 환테크 수요가 엔화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달러예금 잔액은 한 달 사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엔화예금에는 보름 만에 400억엔이 넘는 자금이 몰렸습니다.
오늘(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69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말 763억4000만달러에서 보름만에 71억9000만달러 줄었습니다.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3월 587억8000만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763억4000만달러까지 늘었지만,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엔화예금은 빠르게 늘었습니다.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같은 날 기준 1조1305억엔으로, 지난달 말 1조827억엔보다 478억엔 늘었습니다.
지난달 한 달 동안 늘어난 규모가 438억엔이었는데, 보름 만에 이를 넘어선 것입니다.
지난 5월 8796억엔까지 줄었던 엔화예금 잔액은 석 달 반 만에 2509억엔 급증했습니다.
'지금이 엔화 저점'…환차익 수요 몰려
이같은 엔화 쏠림 현상은 엔화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 7월초 100엔당 930원대로 진입한 엔-원 환율은 지난달 말 85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2일에는 장중 853.07원까지 떨어지면서 2년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엔화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낮은 가격에 엔화를 사둔 뒤, 향후 엔-원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전해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엔화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기존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2% 물가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계속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엔화 가치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원화 강세에 달러 환테크 수요 '뚝'
반면 달러를 통한 환차익 기대는 상대적으로 약해졌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기업의 달러화 매도 물량 출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며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1550원대까지 급락했던 달러-원 환율은 최근 130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달러 가격이 다시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를 통한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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