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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사법부 대법관 제청 정면충돌 갈등...헌법재판소가 판단할까?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9.23 17:35
수정2026.09.23 17:43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9.23 (사진=연합뉴스)]

대법관 제청 갈등이 전례 없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자 이를 둘러싼 헌법적 논란이 헌법재판소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집니다.

국민의힘은 앞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청와대나 대법원이 직접 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쟁점은 결국 '대법관 제청권과 임명권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가 될 전망입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해 대법원장에게 제청권, 국회와 대통령에게 각각 동의권과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제청권과 동의권, 임명권은 헌법상 별개의 고유한 권한이지만,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사전에 제청 후보에 대한 합의를 거친 뒤 제청→국회 동의→임명 절차를 거치는 게 관례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합의에 실패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합의되지 않은 후보를 제청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며 재제청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구에 "헌법적 근거를 대라"며 응할 수 없다고 밝히고, 청와대는 "임명권 무력화"라고 맞받으며 양측의 헌법상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됐습니다.

양측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다고 가정하면,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일방적 제청권 행사와 재제청 요구 불응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했다'고, 대법원은 '청와대의 제청 반려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장의 행위를 놓고 보면 '사전 합의가 빠진 일방 제청'만으로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한데, 사전 합의는 관행에 그치지 합의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반대로 대통령에게도 헌법상 대법관 임명권이 있는 만큼 제청권과 별개로 최종 임명 여부를 판단할 권한은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 입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구속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대통령이 대법원장 제청을 거부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헌법연구관 출신 김진한 변호사도 "헌법재판관 임명과 달리 대법관 임명권은 형식적 권한이 아닌 실질적 권한이어서 임명하지 않을 권한도 포함돼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쟁점은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헌법이나 법률에 명시적인 임명 거부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그 권한을 어디까지 행사할 수 있는냐로 좁혀집니다.

만약 대통령의 임명권이 폭넓게 인정된다고 보면 이번 재제청 요구 역시 법률상 명시적인 근거는 없더라도 위헌으로 볼 수는 없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반면,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도 제출하지 않고 중간에서 후보자를 반려하는 것은 국회의 임명 동의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정지웅 변호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위원장)는 "헌법은 '대법원장이 제청하면 국회가 동의하고 대통령은 임명한다고 정하고, 청와대에서 국회로 (임명동의안을) 보내는 것은 행정적 절차"라며 "청와대가 이런 절차만을 이유로 중간에서 임명동의안을 보내지 않는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앞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한 주장도 이런 취지입니다.

나아가 지금과 같이 청와대가 중간 과정에서 재제청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사실상 특정 후보를 제청하라는 방식이라면 대법원장의 제청권 침해로 볼 수 있단 주장도 있습니다.

차진아 교수는 "법원조직법은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남은 후보 중 다시 제청하란 식으로 요구하는 것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형해화(내용은 없이 뼈대만 있게 된다는 뜻)하고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주장이라면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할 정당한 근거를 제시했는지, 그 과정에서 사실상 특정 후보를 제청하도록 요구한 것은 아닌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의 경계는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대통령의 임명 거부가 어느 선을 넘으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입니다.

다만, 일단 청와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권한쟁의심판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법원도 권한쟁의심판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원이 재판소원 등을 둘러싸고 미묘한 관계에 놓인 헌법재판소에 자신의 권한 범위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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