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 수입차 1위 혼다의 굴욕...600만원 깎아줘도 안산다
SBS Biz 류정현
입력2026.09.22 16:01
수정2026.09.26 04:00
한국 시장에서 신차 판매 종료를 앞둔 혼다가 최대 600만 원을 할인하는 100대 한정 프로모션을 연장했습니다.
지난달 큰 폭의 할인에 나섰지만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준비한 물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혼다의 판매량은 어코드 11대, CR-V 20대, 파일럿 2대 등 모두 33대에 그쳤습니다.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던 지난 7월 11대보다는 늘었지만, 한 달 동안 판매된 차량은 프로모션 물량 100대의 33%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100대 물량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당분간 할인 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철수한다는데…' 가장 큰 걱정은 AS
혼다가 대규모 할인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사후관리(AS)에 대한 우려입니다.
혼다는 올해 말 한국에서 자동차 판매 사업을 철수할 예정입니다. 다만 모터사이클 사업은 유지합니다.
혼다는 신차 판매를 중단하더라도 관련 법에 따라 향후 8년 동안 AS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품 수급 지연으로 수리 기간이 길어지거나, 수익성이 떨어진 서비스센터가 줄어들면서 정비를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가능성 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숙련된 정비 인력이 다른 브랜드로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힙니다.
하이브리드 경쟁력도 예전 같지 않아
주력 차종의 경쟁력 약화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과거 일본차는 뛰어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차급으로 확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기술력도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친환경차 수요가 하이브리드에서 순수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부담입니다.
테슬라 등 전기차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하이브리드 라인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분석입니다.
'싸게 사도 중고차값 떨어질라'…기존 차주도 부담
철수를 앞두고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은 중고차 가격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차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면 기존 차량의 중고차 시세 역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과거 닛산과 인피니티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당시에도 대규모 재고 처분 할인에 나서면서 기존 차주들의 중고차 시세 하락 우려가 커졌습니다.
당시 기존 차주들의 매도 문의가 평소보다 2~3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닛산과 인피니티는 철수 당시 차종에 따라 1천만 원 이상 가격을 낮추는 파격적인 할인에 나섰습니다.
대표 모델인 닛산 알티마는 기존 2천990만 원에서 1천990만 원으로, 맥시마는 4천630만 원에서 3천330만 원으로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차량 가격만으로 구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구매 이후 유지와 관리가 필수적인 만큼 철수를 앞둔 브랜드의 차량을 선뜻 구매하기에는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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