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평택공장 사망사고 두 달 만에 "책임 통감" 사과
SBS Biz 조슬기
입력2026.09.21 15:55
수정2026.09.21 18:19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HL만도 경기 평택공장에서 기계 끼임으로 사망한 청년 노동자 고 김승모 씨의 부모님이 지난달 21일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만도 평택공장 비정규직 고 김승모 추모제'에 참석하고 있다. 2026.8.21 (사진=연합뉴스)]
HL만도가 지난 7월 22일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두 달여 만에 종합 안전 개선 대책을 내놨습니다.
앞서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 감독 결과가 나온 시점과 맞물린 발표로 다수의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된 감독 결과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HL만도는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사옥에서 'HL만도 고 김승모님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입장문을 내고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 김승모씨와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이는 사고 발생 두 달여 만에 이뤄진 조치입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이날 평택공장 원청에서 안전보건규칙 위반 등 총 125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해 81건은 사법처리하고 44건에는 2억 6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안전보건규칙 위반은 78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26건(33%)은 끼임 위험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사망사고 유형과 직접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HL만도는 고 김승모씨와 유족들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내부적으로 마련한 종합안전대책을 내놨습니다.
회사 측은 "이번 사고를 단순히 하나의 사고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보건 조직과 관리체계, 현장의 실행과 투자, 안전을 대하는 문화 전반에 무엇이 부족했는지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고 개선하기 위해 종합 안전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습니다.
HL만도는 먼저 매년 외부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전 사업장을 전수진단하고 지적 사항은 로드맵을 세워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그동안 예산 품의를 거쳐야 했던 현장 개선 절차를 '先(선)조치, 後(후)보고' 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위험이 발견되면 예산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조치부터 하겠다는 뜻입니다.
HL만도는 이를 위해 공장 내 인체감지 CCTV와 외주공사 현장을 모니터링하는 이동형 CCTV 도입 등 스마트 안전관리 투자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또 조직 개편을 통해 본사에 안전보건실을 신설하고 본사·사업장 안전인력을 충원해 본사 안전진단 파트를 만드는 한편, 기존 사업장 안전환경팀 소속이던 안전보건파트도 안전보건팀으로 분리·격상해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노사 참여 구조도 명시하기로 했습니다. 노사가 함께 현장을 점검하는 'Safety Walk'를 추진하고, 노동조합이 위험성평가에 직접 참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점검을 지원하고, 안전투자 여력이 부족한 곳에는 별도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HL만도는 이번 대책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추진 상황을 끝까지 점검·관리하겠다며 이행 결과는 경영진이 직접 확인하고 필요 시 외부 전문기관의 객관적 검증을 거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HL만도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족과 노조 측이 회견장에 들어가려는 조성현 부회장(COO)과 김현욱 사업대표(CSO) 등 경영진을 향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진입을 가로막자 경영진이 자리를 떠나면서 기자회견은 결국 무산됐습니다.
앞서 지난 7월 HL만도 평택공장에서는 하청업체 소속 고 김승모씨가 숨지는 산업 재해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 유족과 노조 측은 사고 원인 규명과 회사의 책임 있는 사과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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