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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금·복지 재분배, OECD 바닥권 기록

SBS Biz 김기송
입력2026.09.20 10:31
수정2026.09.20 10:40

[임금 격차 (사진=연합)]

한국의 조세와 복지제도를 통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0일) OECD 소득분배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세전 시장소득과 세후 가처분소득 간 지니계수 개선율은 17.6%로 통계가 집계된 OECD 29개국 가운데 28위였습니다.

OECD 평균인 34.4%의 절반 수준으로, 한국보다 개선율이 낮은 국가는 코스타리카 12.1%뿐이었습니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입니다. 개선율은 세전 시장소득과 조세·연금·복지 등을 반영한 세후 가처분소득의 지니계수 차이를 비교해 산출합니다.

한국은 세전과 세후 순위가 크게 뒤바뀌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3년 한국의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392로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평등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세와 복지 등을 반영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23으로 22위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슬로바키아는 개선율이 48.3%로 가장 높았고, 벨기에와 핀란드, 체코,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40% 안팎의 높은 개선율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재분배 효과는 장기간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개선율 순위는 2011년 26개국 중 23위, 2018년 33개국 중 31위, 2023년에는 29개국 중 28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통계에서도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2024년 개선율은 18.5%로 2023년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고령층에서는 재분배 효과가 더 취약했습니다. 66세 이상 고령층의 지니계수 개선율은 29.6%로 OECD 29개국 가운데 28위에 그쳤습니다. OECD 평균 57.1%의 절반 수준입니다.

특히 한국 66세 이상 고령층의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540으로 29개국 중 두 번째로 평등했지만,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0.380을 기록해 27위로 떨어졌습니다. 세전에서 세후로 순위가 25계단 하락한 것으로,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시장소득에서 가처분소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고령층 지니계수가 줄어든 폭도 0.160에 그쳐 OECD 평균 0.420의 38%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은퇴 이후 시장소득이 줄어드는 대신 공적연금이 소득을 보완하는 구조인 반면, 한국은 고령층이 계속 일을 하는 비중이 높고 공적이전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한 점이 차이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시장소득 자체는 비교적 평등하지만 조세와 복지제도를 통한 재분배 기능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시장소득 자체는 형평성이 있는 편"이라며 "문제는 정부가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사회 안전망이나 연금제도가 대상층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극화를 개선하려면 저소득층을 선별해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를 당분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다른 나라에 비해 조세제도 등을 통한 소득재분배 역할이 미흡하다는 의미"라며 취약계층에 대한 공적이전소득과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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