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공연장 없는데 지방 공연 의무화?…수도권 쏠림
SBS Biz 서주연
입력2026.09.18 11:36
수정2026.09.18 17:10
정부 지원을 받는 공연예술단체의 수도권 쏠림을 줄이기 위해 비수도권 공연 의무를 두고 있지만, 지난해 정부 지원 공연 80%가까이가 수도권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에서는 공연을 올릴 무대 자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단순히 지방 공연을 의무화하는 것만으로는 수도권 쏠림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25회계연도 결산 분석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 사업은 공연예술단체에 매년 5000만원에서 3억원씩 최대 3년 동안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문체부는 지원 규모가 2억원 이상인 단체에는 비수도권 공연을 2회 이상 반드시 개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업 수행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비수도권 단체를 일정 비율 선정하도록 심의위원회에 권고하는 ‘지역균형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선정된 60개 단체 가운데 서울이 37곳, 경기 8곳, 인천 1곳으로 수도권 단체가 모두 46곳, 76.7%를 차지했습니다. 대전과 울산, 충북, 전남, 경북, 제주, 세종 등 7개 광역지자체에서는 선정된 단체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사업비를 지원받는 공연단체의 소재지 및 공연 개최지역이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으므로, 지원단체 및 공연 개최지역에 대한 지역별 편차 완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공연이 열린 지역을 보면 쏠림은 더 뚜렷합니다.
지난해 지원단체가 진행한 공연은 모두 749회로, 서울에서만 474회가 열렸습니다. 경기 21회와 인천 7회까지 합하면 수도권 공연은 502회로 전체의 67.0%를 차지했습니다. 정부 지원 공연 3번 가운데 2번꼴로 수도권에서 열린 겁니다.
반면 울산에서는 공연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고, 경북은 1회, 대구와 충북은 각각 2회, 충남은 3회에 그쳤습니다.
예산처는 “이러한 조건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제 공연의 대다수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공연장 1641곳 가운데 서울 446곳을 비롯해 수도권에 726곳, 44.2%가 몰려 있습니다.
민간 공연단체의 창작·초연 등에 활용되는 300석 미만 소공연장은 격차가 더 컸습니다. 전국 1014곳 가운데 수도권에 476곳, 46.9%가 집중됐습니다. 반면 강원권 전체 공연장은 46곳, 제주권은 21곳에 불과했습니다.
예산처는 비수도권은 공연시설 자체가 부족해 지원단체가 지방 공연 의무를 이행하려 해도 공연을 기획하고 실행할 물리적 기반이 취약하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사업 지원단체 및 공연 개최 지역의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체에 대한 단순한 의무 부과나 인센티브 제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수도권 중소규모 창작공간을 늘리고 기존 문예회관 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지역 공공공연장과 지원단체를 연결하는 기획대관과 지방 공연에 필요한 체재비·물류비 현실화 등이 함께 필요하다는 겁니다.
다만 공연장을 늘리는 데도 제도적 제약이 있습니다. 문예회관 건립이나 예술창작공간 조성 등 일부 공연 인프라 구축사업은 현행 보조금법 시행령상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예산처는 지역 공연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적 제약도 함께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선정 단계에서도 지역균형 장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공연단체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비수도권 단체를 일정 비율 선정하도록 심의위원회에 권고하는 지역균형지원제도를 현재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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