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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결국 '매의 날개' 펼쳐…트럼프 압박 무시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9.18 10:40
수정2026.09.18 11:17

[앵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안 올렸으면 시장의 발작 반응으로 이어졌을 만큼 모든 상황은 금리인상을 가리키고 있었고, 더 늦출 수 없다는 걸, FOMC 참석자 전원이 공감했습니다.

한가지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그가 지명한 케빈 워시 연준의장이었는데, 워시 의장은 오히려 매의 발톱을 여실히 드러냈죠.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서프라이즈는 없었습니다?

[기자]

네, 이번 주 미 연준은 기준금리 범위를 3.75%~4%로 0.25%p 인상했습니다.

케빈 워시 의장을 포함해 위원 12명 만장일치 결정이었습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말까지 세 번 연달아 금리를 인하한 뒤, 올 들어선 지난 7월 열린 직전 FOMC까지 다섯번 모두 그대로 유지했는데요.

이번 결정으로 무려 3년 2개월 만에 인상으로 돌아섰습니다.

이전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지난 2023년 7월은,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들고, 물가급등을 잡기 위해 시작한 긴축 사이클을 끝내던 시점이었습니다.

[앵커]

역시 물가 때문이죠?

[기자]

네, 이번 FOMC 성명문에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번 금리인상이 연준 물가안정 목표치인 '인플레 2%' 달성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소비가 탄탄하다"고 평가했는데요.

생산성과 자본투자, 고용 모두 양호하다며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함께 내놓은 올해 경제전망에도 이런 관점이 담겼습니다.

핵심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 PCE 상승률을 3.4%로 지난 6월보다 상향 조정해 인플레 우려가 커졌는데요.

반면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은 더 개선됐습니다.

[앵커]

연준위원들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시사했죠?

[기자]

네, 연준위원들 예상을 반영한 점도표를 보면, 올해· 내년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둘 다 4.1%였습니다.

올해 남은 FOMC가 10월과 12월, 두 번인데요. 연말까지 한 번 더 올린 뒤 내년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겁니다.

석 달 전만해도 올해말 3.8%로 연내 1회 인상에 그칠 것으로 봤지만 확연히 매파적으로 돌아선 분위기입니다.

위원 18명이 각각 찍은 점도표를 살펴보면, 12명이 연내 1회 추가 인상을 4명은 2회 인상을 예상했는데요.

인상과 동결이 반반 정도로 갈렸던 지난 6월과 달라졌습니다.

내년 말 점도표 역시 인상과 인하가 팽팽히 맞서던 모래시계 모양에서 역삼각형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올해 금리인상분을 내년에 도로 내릴 것이란 관측이 힘을 잃고, 더 인상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겁니다.

[앵커]

워시 의장에게 시선이 모아졌는데, 뭐라고 설명했나요?

[기자]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가 5년 넘게 연준 목표치를 웃돌아 너무 오래 지속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내용은 지난 5월 취임 이래 늘 했던 얘긴데요.

'그럼에도 금리를 동결했던 지난 회의 당시와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7주 동안 지켜봤지만 근본적인 물가상승 추세가 의미있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한 연준 내 공감대가 만장일치 인상 결정으로 이어졌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또 "변한 건 지정학적 상황"이라며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한 판단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는데요.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뚫고 올라간 가운데, 당분간 이란 전쟁발 고유가·인플레 압력이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선 할말이 없다고 말했잖아요.

그 의미는 앞으로도 무시하고 가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워시 의장은 "이번 결정은 우리 권한 범위 내에서 최선의 판단을 반영한다"며 독립성을 강조했습니다.

'대통령과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엔 "질문으로 치지도 않겠다"고 일축했는데요.

'국민들과 대통령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고 묻자, 이번 인상은 "안정적 물가를 보장하라는 '의회'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행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우선순위로 내세운 겁니다.

또 "독립성은 양방향적이고, 우리가 연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지켜진다"며 무역·재정정책에 대한 질문에 첨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행정부와 싸우고 싶지 않으니 서로 건드리지 말자'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겠군요.

[기자]

네, 곧장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은 세계 최고의 신용을 갖고 있다"며 "금리가 1% 이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거의 모든 나라를 먹여 살리는 중이고, 더는 계속될 수 없다"고 했는데요.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미국에 무역적자를 안기는 다른 나라들과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협박도 재차 꺼내들었습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들도 이 주장이 어떻게 성립가능한 논리인지 적당한 설명을 내놓진 못하고 있는데요.

로이터에 따르면, 워시 의장을 인신공격하는 대신 엉뚱한 곳으로나마 분노를 돌렸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치곤 "비교적 온건한 반응"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인상을 결정한 연준 이사회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워시 의장을 신뢰한다"고 밝혔는데요.

워시 의장에게 "어차피 이사회 결론은 달라지지 않을테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한번 더 믿어보겠다는 말로도 들리는데요.

그리고, 워시 의장이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어요?

[기자]

네, 그간 시장에선 '모호한 발언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킨다'며 소통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워시 의장은 이번에 "행동의 기준을 정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기저 인플레가 분명하게, 충분한 속도로 목표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하고, 오늘은 이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시장 가격과 신호를 살피겠지만 오늘 결정은 우리의 결정"이라며 등 떠밀린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번에도 워시 의장 본인은 점도표 등 금리전망을 내놓지 않았고, "동료들 견해를 성실히 전할뿐"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7월 기자회견 후 장기국채 금리가 튀어오른 걸 두고도 "복합적 원인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연준의 최우선 임무는 물가라고 거듭 못박으며 이자부담 문제와는 거리를 두는 태도였습니다.

[앵커]

시장 반응과 전망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FOMC 결과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선 다음 달에도 연달아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약 53%로, 하루 새 10%p 높아졌습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올라 동결 전망을 완전히 역전했는데요. 

다만 중간선거 직전인 만큼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때문에 차라리 한번 기다렸다가 12월에 0.5%p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앞서 골드만삭스와 UBS 등 월가에선 이번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긴축사이클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놨는데요.

아직 인상 폭과 기간을 가늠하긴 이르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워시 의장도 이번 결정을 두고 '긴축' 대신 "통화정책의 완화적인 부분을 약간 제거한 수준"이라고 표현한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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