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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감속이냐 가속이냐 그것이 문제로다…월가의 해석은?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9.18 10:36
수정2026.09.18 11:16

[앵커]

이대로 가면 AI가 인류에 해가 될 것이다,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곧 통제불능이 될 거고, 영화 '터미네이터'가 그린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개발 속도를 늦추고 안전장치를 강화하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맞는 얘깁니다.

그런데 워낙 이해관계가 얽히고 선두 독식 체제 하에 경쟁도 치열하다보니 당연한 얘기도 글로벌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벌어진 상황과 그 이면에 숨겨진 내막, 그리고 월가의 분석까지, 임선우 캐스터와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논란에 불을 지핀 상황으로 다시 가보죠.

[캐스터]

시작은 요즘 한창 잘나가고 있는 앤트로픽이었습니다.

앤트로픽의 한 연구원이 섬뜩한 경고와 함께 회사를 떠난게 화제였는데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명령을 거부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10년 안에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의 수장인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돌연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구글의 허사비스까지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결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논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잖아요?

[캐스터]

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역겨운 음모다 발끈하면서, 중국에 틈을 줘선 안된다 강조했고요.

중국 역시도 위협론을 퍼뜨려 악의적 경쟁을 벌이는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브릭스 정상회의를 찾은 시진핑 주석은 AI 협력을 제안하면서, 중국이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심점이 되겠다 빈틈을 파고 들기도 했는데요.

전용 오픈소스 구역과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 지원, 클라우드 플랫폼까지 당근을 한상자 가득 내밀었고요.

국제 규칙을 국가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이중잣대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같은 속도조절론을 두고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면서요?

[캐스터]

그렇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브로 통화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규제가 불필요하다, 시장에 맡겨라 힘을 보탰고요.

메타의 저커버그 역시도 AI 안전은 자율책임이다 말해 아모데이와 대비되는 모습 보여줬습니다.

브로드컴의 혹 탄 CEO 역시, 이번 논쟁으로 AI 반도체 전망을 재검토했는지 묻는 질문에, 장기 매출 전망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버넌스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AI를 통제불능 상태로 날뛰는 동물처럼 볼 필요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앵커]

시장 움직임은 어땠나요?

[캐스터]

팽팽한 갑론을박처럼, 시장도 롤러코스터를 탔는데요.

속도조절론이 터진 당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 가까이 크게 미끄러졌고요.

국내에선 공급망의 최전선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주 후반으로 갈수록 되돌림 물량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면서, AI 밸류에이션에 붙어있던 프리미엄이 일부 걷힌 정도로 한주를 매듭지었습니다.

[앵커]

월가는 이번 이슈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캐스터]

대체적으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입니다.

JP모건은 어떤 식으로든 컴퓨팅 공급 부족은 계속될 걸로 보면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보고, AI 인프라 기업 아이렌의 투자 등급을 단숨에 두 단계나 높여잡았는데요.

목표주가도 46달러에서 65달러로 높였습니다.

아이렌의 CEO인 다니엘 로버츠는 AI 속도조절론과 관련해 지금 당장 발전이 멈춘다해도, 컴퓨팅 수요 부족은 해결되지 않을 거다 반론했는데요.

AI 모델의 학습 뿐만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사용하는 추론에도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이 과하다 평가했고요.

따라서 개발 속도를 늦추는 문제와, AI 컴퓨팅 인프라 수요는 분리해서 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앵커]

속도조절이 말 그대로 조절이지, 수요 축소는 아니라는 거군요?

[캐스터]

그렇습니다.

번스타인 역시도 아모데이의 제안이 AI 훈련을 아예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극도로 빠른 속도'를 '다소 빠른 속도'로 낮추자는 것일 뿐이라고 해석하면서, 여전히 상당한 성장이 이어질 걸로 봤고요.

또 추론과 에이전틱 AI 활용 수요가 오히려 늘고 있고, 지금 갖춘 컴퓨팅 자원으로는 기존 모델에 대한 수요조차 다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설비투자가 실제로 줄어들 것이라는 근거 자체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제프리스는 아모데이의 발언이 모델 개발을 전면 중단하자는 주장이 아니었다는 점을 짚으면서, 투자 축소를 예단할 만한 실질적인 신호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장했는데요.

안전을 이유로 한 개발 속도 조절과, 실제 데이터센터, 반도체 투자 계획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설명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내년 설비투자가 1조 달러를 넘어선다는 점을 근거로 같은 논리를 펼쳤고요.

또 안전 규제가 반드시 AI 투자에 악재만 되는 건 아니다,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장기간 AI 설비투자를 지속하기 쉬워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오히려 투자자들은 지금이 관련 종목의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고요?

[캐스터]

구조적 수요와 일시적 노이즈를 구분해야 한다는 건데요.

글로벌X 매니지먼트는 몇몇이 속도조절론에 공감했다고 해서, 인프라 투자가 곧장 줄어드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개발 타임라인이 늘어나 이미 구축된 인프라로 수익을 내는 '수익화' 단계로의 전환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가장 적극적인 반박에 나선 곳은 웨드부시였는데 이번 하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봤습니다.

AI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초기 단계이고,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이번 조정은 일시적일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편에선 이같은 AI 속도조절 주장의 배경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캐스터]

네, 일각에선 아모데이가 가장 큰 난제로 중국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규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과 함께, 중국을 향한 직접적인 견제구라는 시선도 있는데요.

실제로 아모데이는 "속도 조절을 하지 않는 중국이 AI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전 세계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면서 미국 정부에 반도체 수출 통제와 증류 단속 강화 등을 제안하기도 했고요. 또 곧장 오픈AI, 구글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인공지능 표준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나서면서도, 안전을 공조하는 데 있어서 반독점법 면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점 역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연방거래위원회까지도, 이들 기업이 반독점법을 면제해달라 요구한 게 "매우 의심스럽다" 꼬집으면서,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해자 구축 시도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한 발 떨어져 이번 이슈를 봤을 때, 시장이 주목하는건 AI를 향한 의구심에 실체가 있는지인데요.

현재까지 나온 분석을 종합하면 그 신호는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번 속도조절론은, AI 산업의 구조적인 성장세를 뒤흔든 악재라기보다는, 높아진 기대와 밸류에이션에 잠시 제동을 건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짙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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