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폭락했는데, 치킨은 3만원…'올릴 땐 번개같더니'
SBS Biz 신채연
입력2026.09.17 07:50
수정2026.09.17 07:53
치킨용 닭고기 가격이 올해 3월보다 37% 넘게 떨어졌지만 치킨 가격은 여전히 3만원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닭고기 가격이 오를 때는 메뉴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던 치킨업계가 가격이 안정된 이후에는 제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7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9~10호 육계 가격은 1kg당 3천308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월 5천308원과 비교하면 37.7% 떨어진 수준입니다.
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감소했던 닭고기 공급량이 회복되면서 육계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킨업계는 당장 제품 가격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누적된 원가 부담이 큰 데다 산지 육계 가격이 단기간에 변동한다고 해서 제품 가격을 수시로 조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 때도 치킨 가격을 바로 올리지 않고 본사가 방어해 왔기 때문에 닭고기 가격이 떨어졌다고 바로 판매 가격을 내리기도 어렵다"며 "산지 육계 가격과 본사가 실제로 사들이는 닭고기 가격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치킨에는 닭고기 가격 외에도 가공과 염지, 포장, 물류비 등이 포함됩니다. 본사와 납품업체 간 계약도 장기간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산지 가격 하락이 실제 매입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을 때는 가격 인상이나 중량 축소가 이뤄졌는데, 원재료 가격이 떨어진 뒤에는 가격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초 닭고기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일부 치킨업체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메뉴 중량을 줄여 논란이 됐습니다.
굽네치킨은 지난 6월 닭다리살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800g에서 700g으로 100g, 12.5% 줄였습니다. 윙봉은 930g에서 850g으로, 통다리는 905g에서 820g으로 각각 중량을 줄였습니다.
교촌치킨도 지난해 9월 일부 순살치킨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메뉴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습니다. 다만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같은 해 11월 중량을 다시 기존 수준으로 되돌렸습니다.
닭고기 가격 상승 당시에는 일부 가맹점에서 순살용 특정 부위가 발주량만큼 공급되지 않는 등 수급 차질도 발생했습니다. 일부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불안정한 공급으로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재료 가격이 안정된 만큼 소비자 가격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조금만 변동이 생기거나 외생 변수가 발생해도 가격을 인상하는데, 그런 원인들이 해소돼도 소비자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상황이 개선되면 가격도 원래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 이득을 누군가가 가져가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치킨업계는 가격을 직접 인하하기보다는 할인과 쿠폰 등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겨울철 AI가 재발할 경우 닭고기 수급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고, 튀김유와 부자재 등 다른 원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최근 닭고기 가격 하락만으로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닭고기 가격 하락분이 치킨 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를 두고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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