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후원' 황창규·구현모 배상해야"…KT 소액주주 승소
SBS Biz 안지혜
입력2026.09.16 13:09
수정2026.09.16 13:26
불법 정치자금 기부 등 이른바 '쪼개기 후원'과 관련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황창규 전 회장과 구현모 전 대표 등 KT 전직 경영진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오늘(16일) 수원고법 민사11부(배준현 법원장 정희엽 배윤경 고법판사)는 박모 씨 등 KT 소액주주 35명이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주식회사 KT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황 전 회장에게는 4억5천976만여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고, 구 전 대표에게는 황 전 회장과 연대해 이 중 8천828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피고들이 이사로 재직한 기간에 조성된 부외자금(비자금)과 정치자금 송금액을 산정하면 황 전 회장은 11억여원, 구 전 대표는 4억원가량"이라며 "정치자금으로 실제 송금되지 않은 미 송금액에 대해서도 피고들이 전반적인 감시·관리 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회사에 일부 반환된 금액을 공제하고, 법에 따른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해 최종 배상액을 산정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이번 부외자금 조성 문제 등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KT에 부과했던 75억원가량의 과징금에 대해서도 전직 경영진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재판부는 "과징금 중 부외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 송금과 관련된 부분을 정확히 산정하긴 어렵지만, 황 전 회장 6억원, 구 전 대표 2억4천만원 부분에 대해 재직 기간에 상응하는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KT 소액주주들은 2019년 3월 전·현직 경영진이 '상품권 깡' 방식으로 3억3천만원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하는 등 위법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765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을 냈습니다.
1·2심은 쪼개기 후원에 쓰인 돈이 대부분 회사로 반환됐다며 경영진의 배상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3월 "비자금 조성이 종료된 날까지 이사의 감시 의무를 저버렸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날 원고로서 판결을 방청한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감시 의무를 게을리해 발생한 엄청난 문제임에도 책임액이 경미하게 매겨져 아쉽다"면서도 "KT에서 제기된 주주대표소송에서 법원이 구체적인 액수로 책임을 인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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