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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내 운용사 외환보유액 위탁 재편…주식 줄이고 글로벌 채권 확대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9.16 11:18
수정2026.09.16 12:56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국내 자산운용사에 맡긴 외환보유액 중 약 10억달러를 해외주식에서 글로벌 채권으로 옮깁니다. 국내 운용사의 패시브 주식 지원은 줄이는 대신, 운용 난도가 높은 글로벌 채권에 자금을 배분해 해외투자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한국은행은 오늘(16일)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외화자산 위탁운용 포트폴리오를 '양적 기반 조성'에서 '질적 역량 강화' 중심으로 재편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은은 현재 외환보유액 가운데 32억1천만달러를 국내 자산운용사 5곳에 맡겨 운용하고 있습니다. 자산별로는 선진국 주식 패시브 펀드가 19억2천만달러로 가장 많고, 미국 종합채권 7억달러, 중국 주식 5억9천만달러 등입니다.

이번 개편에 따라 선진국 주식을 운용하는 국내 자산운용사 3곳에서 모두 약 10억달러를 줄여 글로벌 종합채권 펀드로 이전할 예정입니다. 다만 개별 운용사와의 협의 과정에서 최종 금액은 일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은이 해외주식 지원을 크게 줄이기로 한 것은 국내 운용사들의 해외주식 시장 기반이 이미 상당 부분 갖춰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해외주식 펀드 순자산은 2020년 27조7천억원에서 올해 6월 163조원으로 약 6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해외주식 ETF는 같은 기간 1조6천억원에서 126조3천억원으로 약 79배 급증했습니다.

한은은 민간의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내 운용사들이 한은의 지원 없이도 독자적인 사업 기반과 시장 자생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한은이 위탁하는 선진국 주식 역시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패시브 방식에 가까워 추가적인 운용 역량 축적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대신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을 투자 범위가 훨씬 넓은 '글로벌 종합채권(Global Aggregate)' 전략으로 전환합니다.

미국 종합채권은 미국 1개국, 약 1만개 종목을 대상으로 하지만 글로벌 종합채권은 약 28개국, 3만개 채권을 투자 대상으로 합니다.

여러 국가의 금리와 통화정책, 경기 사이클, 환율 등을 동시에 분석해야 하는 만큼 패시브 주식이나 미국 채권보다 높은 수준의 거시경제 분석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필요합니다.

한은은 국내 운용사가 이 같은 고난도 전략을 직접 운용하면서 실적을 쌓으면 향후 다른 기관의 해외자산 운용 자금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석부 한은 외자운용원 외자기획부장은 "한은이 먼저 투자하게 되면 트랙 레코드가 쌓이면서 다른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받을 수 있다"며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은 향후 주식 부문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 퀀트 전략 등 국내 운용사의 운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추가 지원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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