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큰손들, 美 국채보다 주식으로 몰린다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9.16 04:36
수정2026.09.16 04:37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보다 미국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정부부채 급증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 국채의 전통적인 ‘무위험자산’ 지위에 의문이 커지는 반면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등에 업은 미국 기업의 이익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15일 외국인의 미국 주식 자금 유입이 미 국채를 넘어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도이체방크가 미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까지 1년간 외국인의 미국 주식 순유입은 연평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8%에 달했습니다. 번면 미 국채로 유입된 자금은 GDP의 2.0%였습니다.
코로나 당시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외국인의 미국 주식 유입이 미 국채 유입을 넘어선 것은 금세기 들어 처음이라고 FT는 지적했습니다.
자금 흐름 변화의 한쪽에는 미국 증시의 강세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 정부의 재정상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부부채는 지난달 40조달러(약 5경4516조원)에 도달했으며 재정적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높은 물가와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까지 겹치면서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온 미 국채의 위상이 압박받고 있다고 FT는 분석했습니다.
도이체방크는 이를 ‘미국 자산시장의 거대한 변화’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민간부문의 재무상태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공공부문의 재무상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변화의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랙록의 제임스 터너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글로벌 채권 책임자도 “정부채권이 과거만큼 무위험하지 않다며 현재와 같은 정부 재정적자를 기업에 적용한다면 위험이 없는 상태라고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에게서도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운용 책임자는 이달 초 미 국채 보유액을 약 800억달러(약 109조원) 줄이고 대신 미국 정부기관이 보증하는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세계적인 자산수탁·운용회사 스테이트스트리트도 기관 고객들이 정부채권보다 주식 비중을 늘리는 같은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리야 베이트마네 스테이트스트리트 주식리서치 책임자는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걱정한다면 기업의 펀더멘털과 정부 재정을 비교하게 된다”며 “현재 기업들의 재무상태는 매우 견고하고 이익 증가세도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 주식이 국채 약세의 영향을 계속 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힐 플락만 로베코 글로벌 주식 책임자는 “채권시장 매도세가 이미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라며 “채권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통상적으로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채금리가 더 상승하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는 동시에 채권 자체의 투자 매력이 높아져 현재 국채에서 주식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이 다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FT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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