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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자식들 원수지간 될라…그래서 '이것' 찾는다

SBS Biz 윤진섭
입력2026.09.15 07:51
수정2026.09.15 07:54


상속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이 갈수록 늘면서 유언대용신탁과 보험금청구권신탁 등 관련 금융상품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부모가 정한 상속 비율을 자녀들이 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상속인들이 자신의 법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상속재산 분할 청구 사건은 3천612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 3천75건보다 17.5% 늘어난 규모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2천93건이 접수돼 이런 추세라면 연간 상속재산 분할 사건이 처음으로 4천 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사건 가운데 84.5%는 소송가액이 1억 원 이하였습니다.

상속 분쟁이 자산가뿐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 가정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속 갈등이 커지는 배경에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상속재산 규모가 커진 영향도 있습니다.

여기에 장남에게 재산을 더 많이 물려주던 전통적인 상속 관행도 빠르게 약해지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남에게 재산을 더 많이 물려주겠다’는 고령층 비율은 2008년 21.3%에서 2023년 6.5%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상속인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부모의 뜻보다는 법적으로 보장된 자신의 몫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3월부터는 민법 개정으로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도 기존 직계존속에서 배우자와 형제자매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됐습니다.

부양 여부나 폭언·폭행 등 가족 간 과거 갈등이 상속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이처럼 상속을 둘러싼 분쟁이 늘면서 금융회사에 재산 관리와 처분을 맡기는 유언대용신탁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금융회사와 신탁계약을 맺고 재산을 관리하다가 사망한 뒤 가입자가 정한 방식에 따라 재산을 배분하는 상품입니다.

재산을 누구에게 물려줄지뿐 아니라 언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게 할 것인지까지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7조6천711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말 4조5천24억 원에서 불과 8개월 만에 70.4% 증가했습니다.

사망보험금을 관리하는 보험금청구권신탁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한화·교보 등 3대 생명보험사의 지난달 말 보험금청구권신탁 누적 판매액은 1조140억 원으로, 지난해 말 6천14억 원보다 68.6% 늘었습니다.

보험금청구권신탁을 활용하면 사망보험금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대신 계약자가 정한 방식에 따라 나눠 지급하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신탁 시장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고령층의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속을 준비하는 것뿐 아니라 치매나 중증질환 등으로 의사결정 능력을 잃었을 때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할지 미리 정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국내 이른바 ‘치매머니’ 규모를 약 172조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2050년에는 488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현재 신탁제도에는 관리할 수 있는 자산에 제약이 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부동산은 신탁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규제가 남아 있고, 보험 역시 일부 생명보험금 청구권만 신탁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이 보유한 다양한 자산을 폭넓게 관리할 수 있도록 신탁 대상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상속신탁이 단순히 사망 이후 재산을 나누는 수단을 넘어, 생전 자산관리와 치매·질병에 대비하는 수단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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