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며느리 가격 보고 도망갈 판'…전어값 왜 이래?
SBS Biz 윤진섭
입력2026.09.14 15:03
수정2026.09.14 15:05
[전어 (사진=연합뉴스)]
가을이면 흔하게 맛볼 수 있었던 전어가 올해는 ‘금어(金魚)’가 됐습니다. 1년 전만 해도 1만원 안팎이었던 도매가격이 3만원을 훌쩍 넘었고, 소매가격은 1kg에 4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물량 자체가 부족해 주요 대형마트 매대에서는 전어를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졌습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제철 수산물 수급 동향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10일까지 부산 자갈치시장과 부전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에서 거래된 활전어 소매가격은 1kg당 3만5천원에서 4만원 선에 형성됐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전어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매년 가을 초입이면 진행하던 전어 할인 행사도 올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가격이 너무 오른 데다 물량을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도매가격 상승폭은 더욱 큽니다.
수협노량진수산의 주간 수산물 동향을 보면 9월 첫째 주 전어의 1kg당 일평균 도매가격은 3만2천9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229% 오른 수준입니다.
8월 초순만 해도 1kg에 1만7천원 안팎이었던 전어 가격은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차이는 더욱 큽니다. aT의 지난해 9월 초 수산물 소매가격 동향을 보면 냉장 전어는 5마리 기준 5천원 안팎에 판매됐습니다.
통상 1kg에 7~10마리 정도가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1만원 안팎이면 살 수 있었던 전어를 올해는 4만원을 줘야 하는 셈입니다.
산지 어획량 70% 급감…부족한 물량은 식당으로
전어 가격이 폭등한 가장 큰 이유는 산지 물량 부족입니다.
올여름 이상 고수온으로 전어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온이 지나치게 올라가면서 전어가 찬 바닷물을 찾아 이동했고, 주요 조업 구역인 연안에서 개체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실제 경남 마산수협 남성공판장의 지난달 전어 취급량은 2천653kg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8천3kg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입니다.
문제는 줄어든 물량마저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 횟집 등 외식업계로 우선 공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횟감용 전어 수요가 몰리면서 대형마트가 주로 판매하는 구이와 조림용 선어 물량은 더욱 부족해졌습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수온으로 산지 어획량이 급감해 시세가 크게 뛴 데다 나오는 물량마저 횟감용으로 식당 등에 우선 공급되면서 유통용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전어 판매를 일시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남해안 수온 10년 만에 최고…비축도 어려워
근본적인 원인은 바다 수온 상승입니다.
올여름 남해안 평균 표층 수온은 25.4도까지 올라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어는 수온 변화에 따라 서식지를 옮기는 특성이 있어 수온이 적정 범위를 벗어나면 연안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전어는 정부 비축을 통한 가격 안정도 쉽지 않은 품목입니다.
오징어와 명태, 고등어 등은 냉동 비축 물량을 풀어 공급을 조절할 수 있지만, 전어는 주로 활어나 당일 조업한 선어 상태로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미리 잡아 냉동 보관했다가 가격이 오를 때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 어렵습니다.
업계에서는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고 연안 어장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전어 품귀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을철 대표 별미로 꼽히던 전어가 올해는 높은 가격에다 물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맛보기 어려운 ‘금어’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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