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 사이 교통사고 보험 안 돼요…대법원 뒤집은 이유는?
SBS Biz 이광호
입력2026.09.14 14:25
수정2026.09.14 15:20
오늘(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0일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가입자)의 손을 들어줬던 2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 2024년 12월, 한 가족의 자녀가 소유하고 있던 고가 오토바이 '할리 데이비슨'을 어머니가 몰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또 다른 자녀 소유의 할리 데이비슨을 아버지가 운전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머니가 앞에 가던 오토바이(아버지 운행)를 쳤고, 660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소유주인 자녀가 KB손해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대인과 대물 모두 청구됐는데, 대인은 보험금 지급이 이뤄졌지만 대물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담당자는 전손 처리 비용인 3842만원의 대물 보험금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추후 회사의 검토 결과 '피보험자 또는 그 부모, 배우자나 자녀가 소유·사용·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면책 약관이 근거로 작용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습니다.
부부·부모 자식 간 재물 손해는 보상 안 돼…설명 의무 '쟁점'
보험사 약관에 해당 조항이 있다는 점은 명백했지만, 쟁점은 이 조항을 보험 가입 시점에 가입자에게 미리 알렸어야 하냐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은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약관이 무효라고 주장했고, 보험사는 민법과 표준약관 등에도 담긴 표준적인 내용이라며 알릴 필요가 없었다고 맞섰습니다.
1심과 2심은 모두 가족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히 1심 재판부는 이들 가족이 평소에도 고가의 오토바이를 나눠 타며 라이딩을 즐겨온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가족으로 피보험자 범위를 확장하고 대물배상 한도를 높여 가입해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보험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했을 때 이들 가족이 문제의 약관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보험사의 설명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반대로 판단했습니다. KB손해보험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문제의 약관 조항을 별도 설명 없이도 가입자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거나, 설명 여부가 보험 계약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이라며 "원고들의 주장이 전반적으로 파기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이 된 약관 조항은 부부와 부모 자식 사이의 손해만 보상하지 않도록 합니다. 즉, 오토바이의 소유주인 자녀가 각각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났다면 형제 사이에는 보상이 가능했다는 뜻입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 여러 가족이 차를 타고 모여 함께 운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동차보험에 운전자를 추가하는 것 이외에도 누가 운전할 것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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