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등 반발…프랑스 등 9개국 새출입국시스템 시행 보류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9.14 10:47
수정2026.09.14 10:50
[루마니아 공항 국경 검문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연합(EU)이 공항 대혼란을 야기한 새로운 디지털 출입국시스템(EES)의 시행을 주요 9개국에서 또다시 보류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프랑스,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네덜란드, 그리스, 몰타, 스위스 등 EES 도입에 문제제기한 국가들에 시행 연기를 추가로 허용했습니다.
EES는 비(非)EU 국적자가 유럽 솅겐 지역 29개국을 단기 방문할 때 입국심사관이 여권에 도장을 찍는 대신 지문 확인, 얼굴 사진 촬영 등 디지털 등록으로 대체하는 제도입니다.
경 보안 강화와 불법 이주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작년 10월 초 도입해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 확대를 거쳐 올해 4월 전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생체정보 등록으로 출입국 심사 시간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이에 EU는 각국이 혼잡이 심할 경우 일정 시간 EES 등록을 중단하고 기존의 수동 심사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시적 예외를 허용했습니다.
실제 여행 데이터 분석업체 '큐센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등 유럽 주요 허브 공항의 대기 시간이 최대 2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술적 장애, 하드웨어 문제 등으로 EES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서입니다. EES 시스템이 다운되면 국경 경비대는 여권에 수동으로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일부 공항은 이미 국경 통제 초소를 축소한 상태라 대기 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초 EU가 허용한 예외 조치는 이달 6일 만료됐습니다.
프랑스 등 9개국은 그러나 지난 7월 EU 집행위에 공동 서한을 보내 "EU는 아직 새 국경 통제 시스템을 전면 시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예외 조치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U는 이후 이들 국가에 예외 적용을 허용했으며, 별도의 시한은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습니다.
EU의 이번 입장 후퇴는 항공·항만업계의 거센 반발과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EU에 EES 중단을 내년 4월까지 연장해 줄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EU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심각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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