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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8시까지 주식거래…투자자에게 좋은 일일까? [시장 엿보기]

SBS Biz 신현상
입력2026.09.14 10:06
수정2026.09.14 10:12


오늘부터 한국거래소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엽니다.


기존 오후 4~6시 시간외단일가 거래는 사라지고, 이 시간에도 실시간으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됩니다.
퇴근 후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고, 장 마감 뒤 나온 뉴스나 공시에 바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편리합니다.

그런데 투자자에게 과연 좋은 일일까요?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투자자의 자산도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과잉매매가 걱정됩니다.
오히려 개인투자자에게는 '더 많이 사고팔게 되는 시장'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피로와 스트레스도 커집니다.
주식시장이 열려 있으면 계속 시장을 의식하게 됩니다.
퇴근하고 나서도 주가를 확인하고, 저녁을 먹다가도 뉴스를 검색하고, 장 마감 뒤 나온 공시를 보고 다시 매매를 고민합니다.
주가가 급등하면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싶고, 갑자기 떨어지면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하나" 고민합니다.
거래시간이 네 시간 늘어난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주가에 붙잡혀 있는 시간도 네 시간 늘어난 겁니다.

문제는 자주 사고파는 것이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장을 자주 들여다볼수록 단기 뉴스에 흔들립니다.
조금 올랐다고 팔고, 조금 떨어졌다고 사고, 급등한 종목을 뒤늦게 따라가는 일도 잦아집니다.
장기적으로 좋은 기업을 들고 있던 투자자조차 하루의 작은 움직임에 반응하다 수익을 깎아먹을 수 있습니다.

애프터마켓이 필요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애프터마켓을 운영해온 대체거래소 NXT와 KRX가 같은 시간대에 경쟁하면서 거래비용이나 체결 품질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 마감 뒤 중요한 공시나 뉴스가 나왔을 때 다음 날 오전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한 장점입니다.

그럼에도 저녁시간에는 정규장보다 유동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거래가 충분하지 않으면 호가 차이가 벌어지고, 작은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번 제도가 투자자에게 '더 많은 거래 기회'를 주는 것인지, 아니면 '더 많은 매매 유혹'을 주는 것인지입니다.
선택권이 늘어난다고 반드시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하지 말아야 할 매매를 참는 것입니다.

시장이 닫혀 있으면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열려 있으면 작은 뉴스에도 사고팔 이유를 찾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애프터마켓의 성공을 거래량이나 거래대금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더 많이 사고팔게 됐는지가 아니라, 투자자의 자산이 실제로 더 잘 불어났는지를 봐야 합니다.

시장은 더 오래 열립니다.
국제화에 발맞춘다는 명분도 좋지만,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거래 기회가 아니라 더 나은 투자 기회입니다.

장이 열려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참아야 할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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