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알프스, '남의 일' 아니다…온난화에 '역대최강 엘니뇨'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9.14 08:11
수정2026.09.14 08:14

[산사태 뒤 물에 잠긴 블라텐 마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전 세계 다른 지역보다 기온 상승 속도가 두 배 빠른 '온난화 급가속'을 겪고 있는 유럽의 지붕 알프스산맥에서도 히말라야와 마찬가지로 산 위의 빙하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습니다. 금세기 들어 알프스 빙하의 40%가 이미 사라졌으며, 이에 따른 구조적 불안정성 고조로 빙하의 붕괴와 낙석이 빈발해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스위스 남부 발레주 산간 마을 블라텐에서는 작년 5월 산 정상부에서 떨어져 나간 얼음과 흙더미가 산 아랫마을을 덮쳐 마을의 90% 이상이 파괴되거나 매몰됐습니다. 수천 년 동안 암석을 단단히 고정하는 시멘트 역할을 하던 빙하가 녹으면서, 헐거워진 바위들이 얼음덩어리와 함께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300여 명에 달하는 마을 주민들이 사전에 대피한 덕분에 사망자는 1명에 그쳤지만, 주민들은 평생 살아온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해야 했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계에 있는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이번 네팔 사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몽블랑의 기슭에 자리 잡은 프랑스 도시 샤모니의 주민들은 해마다 눈에 띄게 후퇴하는 정상부의 빙하에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유럽 곳곳의 수은주가 40도를 훌쩍 넘어서는 등 관측 사상 최고로 치솟으면서 몽블랑에서만 올해 들어 현재까지 450여 건의 기록적인 낙석이 발생, 일부 등산로가 폐쇄됐습니다. 몽블랑의 연간 낙석 건수는 10∼20년 전까지만 해도 수십 건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이번 여름 폭염과 함께 유례없는 가뭄과 산불까지 겹치며 곳곳에서 '삼중고'에 맞선 사투가 벌어졌습니다. 산악 지대뿐 아니라 도시와 농촌에까지 광범위한 기후 재난이 펼쳐진 셈입니다. 

불행히도 이런 온난화 피해는 당분간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적도 인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이상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올해 말 정점을 찍고 최소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일 엘니뇨·라니냐 전망에서 이같이 내다보면서 "매우 강한 엘니뇨는 세계 곳곳의 기온과 강수 양상에 두드러진 변동을 일으킬 여지를 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니뇨가 '역대 최강 엘니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해수면 온도가 '슈퍼 엘니뇨'(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은 경우)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입니다. 

이미 중남미를 중심으로 엘니뇨발(發) 가뭄 피해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세계 각지에서 농수산물 생산량 감소와 산불 피해 증가 염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엘니뇨 현상이 심해지면 태평양 수온 상승에 따라 열대성 폭풍 발생이 증가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기후재난의 위험이 더 다양한 형태로 반복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송태희다른기사
민주54%, 공화46% '美중간선거 지금 투표한다면' [CBS]
지역의사제 첫 수시 몰렸다…5천여명 지원·11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