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700만원 내고 삽니다"…노원구까지 번졌다
SBS Biz
입력2026.09.14 08:04
수정2026.09.14 08:06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전월세 광고.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서 시작된 ‘월세 500만원 시대’가 구로구와 노원구 등 외곽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기존 세입자들이 새집을 구하기보다 현재 집에 머무는 ‘갱신’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구로구와 노원구 등 외곽 지역에서도 월세 500만원 이상 거래가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전용면적 176㎡는 지난 3일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8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올해 구로구에서 확인된 최고 월세입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같은 단지 전용 152㎡가 월세 51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노원구에서도 고액 월세가 나왔습니다. 중계동 ‘청구’ 전용 115㎡는 지난 3월 월세 7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기존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증부 월세로 전환한 사례입니다.
올해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월세 500만원 이상 거래가 발생한 곳은 18곳으로 늘었습니다. 서울 10곳 가운데 7곳꼴로 월세 500만원 이상 거래가 등장한 셈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강북권의 월세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월세 가격 상승률은 강북권이 6.61%로 강남권의 4.97%보다 높았습니다. 강북권 아파트 평균 월세도 지난 7월 기준 152만2천원으로 처음 15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고액 월세 거래 자체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9일까지 서울 아파트에서 월세 500만원 이상 거래는 모두 1천61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천351건보다 19% 증가했습니다.
2021년 같은 기간에는 413건에 불과했던 거래가 2024년 1천105건으로 처음 1천건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1천600건을 돌파했습니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실수요 규제 등 각종 규제가 겹치면서 500만원 이상 월세 거래가 강남에서 강북 주요 단지를 거쳐 외곽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이 전세의 월세화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월세가 오르는 동시에 세입자들의 ‘갱신’도 늘고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1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은 1만4천89건입니다. 이 가운데 갱신계약은 7천233건으로 전체의 51.3%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월별 갱신계약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8월이 처음입니다.
갱신계약 비중은 올해 1월 44.2%에서 7월 46.4%로 오른 뒤 8월에는 51.3%까지 뛰었습니다. 올해 1~8월 전체로는 전월세 계약 15만3천927건 가운데 6만9천873건, 45.4%가 갱신계약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집주인과 조건을 다시 정한 ‘합의 갱신’이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8월 갱신계약 7천233건 가운데 계약갱신요구권 사용이 신고된 계약은 2천870건, 39.7%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4천363건, 60.3%는 청구권 사용 표시 없이 갱신됐습니다.
합의 갱신 과정에서 월세가 크게 오른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보증금이 기존과 같고 기존·현재 월세가 모두 확인되는 1천107건을 분석한 결과, 829건인 74.9%에서 월세가 올랐습니다.
월세가 50% 이상 오른 계약은 100건, 9.0%였고 월세가 두 배 이상 뛴 계약도 41건, 3.7%에 달했습니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전용 84㎡는 보증금 8억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월세가 기존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두 배 올랐습니다.
송파구 장지동 ‘위례중앙푸르지오1단지’ 전용 84㎡ 역시 보증금 4억원은 그대로였지만 월세가 7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두 배 뛰었습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보증금 5억원을 유지한 채 월세가 166만원에서 325만원으로 95.8% 올랐습니다.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전용 133㎡도 보증금 3억원은 같았지만 월세가 175만원에서 330만원으로 88.6% 상승했습니다.
전세 역시 합의 갱신 과정에서 보증금이 크게 오르는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8월 합의 갱신 가운데 순수 전세 계약 2천107건을 분석한 결과, 보증금이 기존보다 5% 넘게 오른 계약은 766건으로 36.4%를 차지했습니다. 10% 넘게 오른 계약도 500건, 23.7%였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집주인과 새롭게 계약 조건을 정하는 경우 임대료 인상률 5%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만큼, 시장가격에 맞춰 보증금이나 월세가 조정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컸습니다.
8월 전월세 계약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강서구가 67.5%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 61.7%, 구로구 59.9%, 서초구 57.9%, 중랑구 57.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합의 갱신 비중은 중랑구가 83.9%로 가장 높았습니다. 구로구도 83.4%, 강서구는 79.7%에 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이 전세의 월세화와 임대료 상승을 동시에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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